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금지와 적발 시 처벌을 명문화 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16일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했다.
이 법은 2013년 발의된 법으로 국회에 잠들어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C형간염 환자 집단 감염 사건이 생기면서 수면위로 올라왔다.
법안은 의료인이 환자에게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을 금지하고 위반 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일회용 의료기기를 주사기로 제한하고 처벌을 강화했다. 일회용 주사기 사용으로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하면 해당 의사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며 행정벌로 5년 이하의 징역 및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일회용 주사기로 제한 한 것은 보건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이 대한병원협회의 의견을 반영해 "일회용 의료기기로 규정하면 재사용하고 있는 의료기기까지 추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우려를 의료계에서 제기하고 있다"는 의견을 낸 데 따른 것이다.
병협은 "현재 일회용 의료기기로 분류돼 있는 의료기기 중 안전성 등에 문제가 없는 의료기기가 있는데 의료기기 사전 검토와 분류작업 없이 모든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을 금지하면 불필요한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신 타 일회용 의료기기로의 확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더불어민주당 최동익 의원 등은 "다나의원 사태가 일회용 주사기에서 감염이 발생한 게 아니라 주사기를 연결하는 고무줄 등 연관된 게 많다"며 "그런 부분들을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괄호로 주사기 관련 품목을 포함시키거나, 문구에 '등'을 넣어 다른 일회용 의료기기로의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4월 국회에서 한 번 더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심의 과정에서 일회용 주사기로 한정해서 처벌까지 하는 법 조항이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일부 의원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더불어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일회용 재사용 문제는 국가마다 기준이 다르고 반복사용 횟수 등의 지침도 있어야 한다. 재사용의 문제가 간단한 문제가 아닌 상황에서 큰 그림 없이 법을 만드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어 "문제가 생겼으니까 일회용 주사기를 반복 사용하면 처벌하겠다는 방식으로 가면 안된다"며 "복지부가 자체적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회용 주사기만 문제가 아니라 재사용 위험이 있는 품목은 어떤게 있는지 등 균형있게 방안을 갖고와서 결정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도 제도적 문제점을 짚었다.
문 의원은 "문제가 생기면 처벌만 강화하는 식으로 자꾸 나가면 안된다"며 "재사용을 부추기는 의료기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료대는 산정해주지 않으면서 재사용토록 하는 제도적 문제가 있어 법안 수정이 불가피 했다"며 "의료계 때문에 법안이 축소됐다는 오해가 안생기도록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