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시작된 65세 이상 노인 독감 예방주사 무료 접종 병의원 확대 사업이 노인 환자 쏠림 현상을 빚었던 보건소 환경에 얼마나 변화를 일으켰을까?
공보의 10명 중 7명이 예년에 비해 업무량의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65세 이상 노인 병의원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 후 업무량 변화 등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대공협은 노인 환자가 몰려드는 시점인 10월 전후로 독감 예방접종 환경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보의들은 독감 시즌이면 밀려드는 독감 예방접종 환자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노인독감 NIP 사업 병의원 확대 이후에는 부담을 덜 수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1차 조사에서는 40%가 하루 평균 300명 이상 예방접종을 한 적 있다고 응답했으며, 약 10%는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에게 예방접종을 했다고 답했다. 100명 이하는 20%에 불과했다.
2차 조사 결과를 보면 하루 평균 100명 이하 접종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32%로 1차 때보다 늘었다. 하지만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은 36%, 1000명 이상은 10%로 1차 조사 때와 큰 변화가 없었다.
대공협은 "노인 독감 무료 예방접종 병의원 확대 후 하루 평균 접종 건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무리하게 예방접종을 하는 지역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안전한 예방 접종 업무를 위해 접종 인원의 조율 및 업무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시간 당 100명 이상 예방접종을 시행한다는 공보의도 31%에서 17%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환자 한명 당 적어도 2분 이상 예진을 한 비율도 9%에서 36%로 늘었다.
대공협은 병의원에서 노인 독감 무료 예방접종 사업 후 업무량이 줄었는지 직접적으로 물었다.
10명 중 3명꼴인 28%는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고, 10명 중 7명이 적게는 10%, 많게는 50% 이상 업무량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에도 한계는 있었다. 참여자 수가 눈에띄게 차이나는 것. 1차 조사에는 105명, 2차 조사에는 42명이 참여했다.
대공협 백동원 회장은 "2차 조사에는 설문조사 참여 인원이 1차 때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며 "설문조사에 참여할 만큼 변한 게 없었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이번 설문조사의 한계를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노인 독감 무료 예방접종 병의원 확대 사업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예년보다 공보의 업무량이 다소 감소한 경향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홍보가 부족했고 수요와 공급 예측을 적절히 하지 못해 민간 병의원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은 아직 예방접종 건수가 보건소나 보건지소 실적으로 측정되는 곳이 있어 민간 병의원과 마찰이 생기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며 "무료 예방접종을 모두 민간 병의원으로 이전하고 보건소에서는 유료접종, 의료급여 수급자나 장애인 등의 접종에 집중할 수 있게 분리해 시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대공협은 출장 예방접종 문제를 거듭 지적했다. 1차 조사에서 응답자 중 절반은 위법한 상황임에도 기관장의 강요에 의해 출장을 갈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2차 조사에서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노인정, 요양원 등 비의료기관으로 출장 예방접종을 나갈 것을 기관장에게 받아 시행한 지역이 10군데가 넘었다.
대공협은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가 출장 예방접종 근절 공문을 배포했음에도 불법 출장 예방접종이 여전하다"며 "안전한 예방접종 문화가 만들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실태조사를 하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