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독감 유행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독감의 감염원인 소아에 대한 필수예방접종 국가지원사업(NIP)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제7주에 독감 의심 환자는 1000명 당 53.8명으로 지난해 겨울 독감의심 환자 발생률 최고치인 45.5명을 훌쩍 넘었다.
연령별 의심 환자 분포를 보면 7~18세 환자가 90.1명이었으며 0~6세 환자가 63.1명으로 뒤를 이었다. 65세 이상 환자가 11.8명으로 가장 적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독감 전염의 가장 큰 원인은 '소아'에 있는 만큼 소아 독감을 NIP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소아 독감 NIP 추가 주장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지만 번번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 지난해와 올해도 소아 A형 간염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에 밀렸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관계자는 "소아 독감 환자도 독감 예방접종 우선 대상자인 만큼 집단 발병률, 치료의 어려움 등을 생각하면 노인 독감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회가 꾸준히 주장했던 부분이지만 매번 우선순위에서 밀려 화가 난다"며 "예방 주사를 맞아도 독감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약하게 잘 지나가는 것 같다. 접종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감 의심 환자 발생 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인 독감 의심 환자 수는 눈에 띄게 감소한 상황. 지난해부터 노인 독감 NIP 사업이 민간 병의원으로 확대되면서 65세 이상 노인 예방 접종률이 80%를 넘어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소아 및 청소년 예방접종률은 30~50% 수준으로 여전히 낮다.
창원 파티마병원 마상혁 과장은 "22일 오전에만 소아 독감 환자를 20명이나 봤다"며 "독감 감염원은 6세 이하 소아다. 이들이 가정에서 감염을 일으켜 사회적 감염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원인 소아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데 NIP 사업은 안되고 있다"며 "개학시즌 등을 맞아 앞으로 한 달 동안 독감은 더 유행할 것"라고 예측했다.
질병관리본부도 의료계의 지적에 동의하고 있었다. 앞으로 NIP 사업 확대 논의가 이뤄진다면 소아 독감을 1순위로 고려한다는 게 질본의 생각.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65세 이상 노인 다음으로 위험한 군이 6세 미만 소아"라며 "소아 독감이 NIP에 들어갔을 때 재정을 추계해보니 280억여원이 들어가더라. 이를 청소년까지 확대하면 800억원이 들어간다고 나왔다. 덩치가 너무 크다 보니 정부에서 예산 편성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는 복지부와 교육부가 예산을 반반씩 내서 750만명의 학생에게 백신 접종을 했던 선례도 있다"며 "앞으로 NIP 확대를 논의할 때 소아 독감을 추가하는 게 1차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