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기초의학의 부흥을 위해서는 수입은 물론 역할에 대해서도 적절한 예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왕규창 뇌은행장(전 서울의대 학장, 의학회 수련교육 이사 및 부회장)은 최근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에서 발행하는 웹진 e-health policy를 통해 위기의 기초의학의 회생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초의학이 임상연구팀과 연계함으로써 의학연구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한다"며 "정책적으로 의사 기초의학자를 필요수준 이상으로 양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일단 기초-임상 협력연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진료활동에 참여하는 기초교수 이외에도 기초-임상 협력연구에 크게 역할을 하는 경우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더불어 현재 진료활동에 참여하는 기초교수에 대한 지원도 현재 월 20만원에서 상향조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기초교수들이 수입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적절한 예우는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왕규창 교수는 지금과는 대조적인 과거 기초의학자의 위상을 되짚었다.
그에 따르면 그가 의과대학생이던 1970년 시절만 해도 기초의학은 인기가 높았다.
당시 기초의학 교수, 조교는 학생들의 '우상'이 되다시피했고 수입도 임상의사보다는 낮았지만 신생 의과대학들이 있어 기초의학자의 장래는 밝았다.
심지어 대학에서는 임상연구를 하급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다.
모 교수의 경우 국제학술대회 상을 받았음에도 환자 자료로만 쓴 논문으로 승진 심사에서 그 논문을 인정받지 못했고 승진 대상자에서 탈락되는 일이 있었다.
연구환경도 임상부문에서는 연구시설이 열악해 박사과정 학생의 연구를 기초의학에 의뢰하기도 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나 어느새 임상의학 부문 나름대로 연구역량을 갖추기 시작했고, 병원도 임상부문에 집중 투자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기초의학 진로를 택하는 의사 수는 현저히 감소했고 수입격차도 꽤 벌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왕 교수는 과거 기초의학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전임의 중 일부는 6개월 이상 기초의학 파트너를 정해 전일제 또는 준전일제 기초의학 연구 수련을 받을 것을 제안했다.
이미 일부 기초의학 교실에서 최소한의 의사 기초의학자를 확보하고자 임상 수련을 마친 인력 중 기초의학 연구역량을 갖추고 해당 업적이 있는 경우 기초교수로 임용하는 상황.
이때 일정 부분 진료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기초-임상 협력연구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한 그는 병원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의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장을 역임할 당시 과학기술부를 설득해 의사-과학자 양성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결국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의학전문대학원 지원금으로 사용한 바 있다"며 "앞날을 생각하고 제대로된 제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