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의사들의 면허신고 양식에 신체·정신적 질환으로 인한 치료 여부 기재를 추진한다.
또 70세 이상 고령 면허자 중 민원이 제기된 자에 대해선 동료 평가제를 통해 진료 적합성을 평가한다.
4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달 이 같은 내용의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 방안'을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에 전달하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이번 방안은 다나의원의 주사기 재사용 사태 등 비윤리적 의료행위 근절책의 일환. 앞서 복지부는 의료법학회, 의료윤리학회 등 전문가, 의협, 병협, 환자단체가 참여한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 협의체를 운용해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면허제도 개선 협의체 5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동료평가, 건강상태 신고 등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며 "각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현행 면허신고는 3년마다 취업 상황, 8평점의 보수교육 이수 여부만 신고하고 있다.
반면 개선안은 ▲면허신고시 최근 3년간 신체적·정신적 진단이나 치료 경험 여부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중독 진단 또는 처벌 여부 ▲의료법상 행정처분 경력 ▲필수 보수교육 이수 여부 확인을 포함했다.
특히 신체·정신 질환을 앓았을 경우 진단 또는 치료한 전문의로부터 진료행위에 지장이 없는지에 대한 진단서를 첨부해야 한다.
비윤리적이거나 결격 사유가 발생한 의료인을 솎아내기 위한 동료평가제도 추진된다.
당연평가 대상(안)은 장기요양 1등급이거나 치매 등 진료행위에 현격한 장애가 우려되는 자나 다수 민원이 제기된 자, 면허신고 내용상 면밀한 주의가 요구되는 자, 면허취소로 면허재교부를 신청하는 자다.
면허 취득 후 40년 이상 경과된 자 중 민원이 제기된 자, 2년 이상 보수교육 미이수자, 의료인단체의 징계를 받은 자, 중앙회에 등록하지 않은 자 등은 샘플링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지역의사회는 별도의 심의기구를 마련하고 진료기록, 인터뷰에 근거, 동료 의사의 진료적합성을 평가해 복지부에 보고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도 면허 관리 강화 조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정신, 신체적 질환을 앓았거나 고령의 의사인 경우 진료적합성의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복지부는 65세를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협회는 70세 이상, 면허 취득 40년 이상 자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제2, 제3의 주사기 재사용 사태가 불거지며 선량한 의사 회원들이 의사-환자간 신뢰 저하의 피해를 입고 있다"며 "다만 기준 미충족시 면허를 취소하는 방안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면허신고시 필요한 보수교육 이수 시간을 연간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리고, 의료윤리 등 소양교육을 필수 이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또 신체·정신적 건강상태, 결격사유를 허위 신고한 경우 면허 취소 등의 처벌 근거 규정 마련도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