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연초 2500억원 규모의 판권회수 아픔을 만회하기 위한 복수혈전(?) 준비를 마쳤다. 재빠르게 라이벌 제품을 도입하거나 복제약을 내놓으면서 제2의 '나보타' 사례를 기대하고 있다.
'나보타'는 '보톡스' 판권 회수 이후 대웅제약이 직접 만든 보툴리눔톡신으로 현재 시장에서 '보톡스'를 위협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4월 특허만료되는 '에제티미브'를 겨냥해 '크레젯(에제티미브+로수바스타틴)'을 허가받았다.
1월 종근당으로 넘어간 MSD '바이토린(에제티미브+심사스타틴)', '아토젯(에제티미브+아토르바스타틴)'과 스타틴 성분은 다르지만 같은 계열이다. 직접적인 라이벌이라는 소리다.
대웅제약의 힘은 '바이토린' 판매 경험이다. 기존 관리했던 '바이토린' 거래처를 '크레젯'으로 스위칭할 수 있다. 700억원 규모의 대형약물로 성장시킨 영업 노하우 역시 '크레젯'의 선전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회사는 조기 출시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현재 에제티미브 물질특허에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를 선발매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LG생명과학 DPP-4 억제제 '제미글로(제미글립틴)'도 연초 가져왔다. 역시 종근당으로 옮겨간 MSD '자누비아(시타글립틴)'군과 영역이 겹친다.
대웅제약은 현재 MSD를 비유해 'MSG를 먹지 않은 곰(대웅제약)은 더 잘 클거라고 전해라'는 유인물 등을 통해 옛 연인 '자누비아'를 정조준하고 있다. 단 이 유인물은 회사 지침이 아니며 영업사원 단독 행동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대웅제약의 판권회수 복수혈전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앨러간 '보톡스'를 팔다 판권 계약이 종료된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직접 만들어 보툴리눔톡신 시장에 재진입했다.
비스포스포네이트(BP) 대표약 '포사맥스'군도 마찬가지다. 대웅제약은 2014년 2월 MSD와 판권 계약을 종료했다.
대웅제약의 선택은 같은 BP 계열 제네릭 '리센플러스(리세드로산)'였다.
'포사맥스'군과의 이별을 예감한 대웅제약은 2013년 4월 '악토넬+비타민D' 리세넥스 플러스 쌍둥이약 '리센플러스'를 발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독 대형 도입 품목이 많았던 대웅제약은 판권 회수 아픔도 많다. 단 발빠르게 라이벌 제품을 가져오거나 자사품을 개발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제약업계에는 대웅제약이 아스트라제네카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도입을 준비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하지만 아스트라와 이를 공동판매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