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물리치료사협회가 환자와 신체 접촉이 많다는 직업 특성상 고도의 윤리의식은 필수라고 판단하고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물치협 이태식 회장은 "물리치료사는 신체 접촉이 많은 직종이다 보니 성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취약한 구조"라며 "26일 열리는 전국대의원총회에서 결의대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어 "최근 들어 물리치료사의 성추행 관련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는 데다 혐의를 인정받아 처벌을 받는 경우도 왕왕 있다"며 "결의대회를 통해 윤리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기 위한 강도 높은 자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치협이 이토록 강력하게 자정선언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대 장애인 여성을 치료하던 중 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받은 물리치료사가 2심까지 가는 법정싸움 끝에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2심에서 피해자가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리플리증후군 소견 등이 주요 증거로 채택됐다.

이 물리치료사는 성범죄자라는 누명을 벗게 됐지만 업무 특성상 성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는 현실은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계속 놓이게 됐다.

이태식 회장은 "협회가 파악한 바로는 무죄 판결 이후에도 2~3건의 물치사 성추행 관련 소송이 있다"며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치협은 결의대회와 전에 윤리강령을 따로 만들고 12개 항목의 행동수칙도 만들었다. 임상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매뉴얼도 사례 중심으로 만들어 상반기 안에 병의원에 배포할 예정이다.

행동수칙은 물리치료사 자신을 위한 내용, 물리치료사-환자 관계에서의 행동, 물리치료사-환자-사회 관계에서의 행동이 나눠져 있다.

이 회장은 "보건복지부에서도 보수교육을 할 때 감염, 윤리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신입 회원 대상으로는 윤리 교육을 이미 다 했고 실례를 중심으로 한 행동수칙 매뉴얼도 따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치협은 '감시'의 눈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억울한 상황을 막기 위해 권익위원회도 따로 만들었다.

이 회장은 "윤리위원회 구성원에 변호사와 종교인을 포함시켰다"며 "회원들이 윤리강령 및 행동수칙을 엄격히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실제로 윤리적 문제가 생겼을 때 징계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체 접촉이 많은 직업이다 보니 물리치료사가 억울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많이 있다"며 "회원 권익 보호도 협회가 당연히 해줘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권익위원회도 새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