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만수술 후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해당 수술이 위축된 가운데 이대목동병원이 고도비만수술센터를 확장 오픈, 안전성 확보를 전면에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0일 직접 찾아가보니, 앞서 가정의학과 외래진료실 옆에 위치했던 비만수술센터를 검진센터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대인기피증이 있는 고도비만환자들의 마음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있었다.
센터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주호 센터장을 만나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 센터장은 이대목동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의 강점으로 안전성을 꼽았다.
고도비만환자 상당수가 심혈관계 질환,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지닌 경우가 많은 만큼 수술 전후 환자 상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다학제 협진시스템을 구축한 것.
이대목동병원은 현재 내분비내과,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비만환자와 관련된 모든 전공과목 의료진을 대거 투입한 상태다.
이주호 센터장은 "전문의 10명 이상이 센터 진료를 맡고 있다"면서 "응급상황은 물론 필요한 경우 수시로 협진 시스템을 가동해 운영,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료진 이외 운동처방사와 영양사도 투입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센터를 확장 오픈하면서 자리를 옮긴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비만환자 상당수가 다른 환자와 함께 있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면서 "환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고려해 한적하고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최근 안전성 논란으로 수술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비만수술은 미용을 위한 수술이 아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수술이고 더 나아가 인생을 바꾸는 수술이다. 사회적 이슈로 불필요한 수술로 치부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위암 수술에 주력했던 외과 의사이지만 비만수술을 하면서 변화하는 환자들의 모습에 암 수술 못지 않은 보람을 느낀다는 게 그의 설명.
실제로 그가 수술한 환자 중에는 150kg의 20살 청년이 위절제술을 받은 지 1년 후 81kg으로 체중이 감소했음은 물론이고 각종 만성질환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매일 방에서 게임만 하던 청년이 대학교에 진학했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지만 군대에도 갈 수 있게 됐다.
이주호 센터장은 "사실 앞서 불거진 사망사고는 비만수술 때문이라기 보다는 수술후 관리에 대한 문제였다"면서 "부정적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수술 받아야하는 환자가 수술을 꺼리게 된 점이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비만대사외과학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학회 입장에서 고도비만수술 급여화를 거듭 강조했다.
기준을 정해서 고도비만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해당 환자에 대해서는 급여화를 통해 문턱을 낮춰야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고도비만 환자들에겐 고도비만수술이 유일한 방법인데 여론 악화로 급여화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고도비만 환자들이 평생 복용하는 고혈압, 당뇨 이외 각종 만성질환 관련 의료 이용률을 고려할 때 수술을 급여화해주는 편이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이라고 봤다.
이 센터장은 "급여화가 되면 학회 차원에서 인증제도를 도입, 질 관리에 나설 계획"이라며 "정부차원에서도 질 관리가 가능해지면 지금의 안전성 논란도 사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