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이 중국에 거주 중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생명을 구하고자 의료진을 급파해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중앙대병원에 따르면 하상숙 할머니(88세)는 중국에 남아있는 유일한 위안부 피해자로 지난 2월 중순, 계단에서 넘어져 갈비뼈가 폐를 찌르는 중상을 입었다.
이에 병원 측은 오는 3일,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와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를 중국 현지에 투입했다.
현재 중국 호북성 우한시 동지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골절과 폐감염으로 상태가 위중하다.
그는 고령으로 사고 전에도 천식, 고혈압, 뇌경색, 심장질환 등을 앓아왔다. 여기에 이번 사고로 흉부골절 및 폐 감염에 따른 호흡장애와 신장기능 약화로 병세가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할머니는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중국 내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 평균 150만~180만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 할머니는 17세인 1944년 중국 지역에 일본군 위안부 모집책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으며, 광복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에 남아 생활해왔다.
이후 중국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지만 하상숙 할머니는 한중 수교 이후인 지난 1999년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여성가족부는 하 할머니에게 병원비 300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여전히 치료비 부담이 과중하고 무엇보다 할머니가 고국 땅을 밟고 싶어해 한국 이송치료를 추진 중이다.
중앙대병원 의료진은 현지를 직접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국내 이송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성덕 중앙대병원장은 "현지에서 직접 확인한 의료진과 협의하여 이송 및 치료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며 "만약 한국으로 이송되어 치료가 진행될 경우 본원은 최선을 다해 할머니의 쾌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