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운동'이었을 뿐 그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울산시의사회는 180명이 정당에 가입했다고 공식화하며 눈길을 끌었다.
울산시의사회는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도 "업무 특성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해 타 시도의사회 중 유일하게 소기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며 그 비결을 공문부터 문자까지 보내는 등 집행부의 적극성을 꼽았다.
울산시의사회는 1인 1정당 가입을 독려하는 내용의 공문을 회원들에게 발송하고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공문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검증도 받았다.
공문과 함께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당원 가입 안내문과 입당원서를 첨부했다. 서식이 첨부되지 않은 정당 가입은 해당 정당 홈페이지에서 서식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안내도 했다.
그 결과 울산시의사회원 약 1500명 중 12% 정도인 180명이 정당에 가입했다. 10명 중 1명꼴로 정당 가입을 한 것.
변태섭 회장은 "전국 시도의사회가 1인 1정당 운동을 했지만 울산 의사들의 정당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압도적"이라며 "울산은 7~8년 전에도 1인 1정당 가입 운동을 전개한 바 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이번에도 많이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의사회 산하 구군회장을 통해 회원들에게 공문을 보냈다. 특정 정당만 가입하라는 게 아니었고 모든 정당 가입법을 안내했다"며 "후원금도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안내도 덤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변 회장은 특정 당을 지지하는 분위기의 지역적 특색도 정당 가입 운동에 성과를 내는 데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의사들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집행부가 강하게 이끌어주는 게 필요하다"며 "서울이나 경기도는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권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시의사회 관계자도 "선거관리법이 워낙 엄격하다 보니 정당 가입 권유 공문을 하나 만드는데도 문구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집행부가 특정 정당에 가입하는 것도 문제"라며 "그 당을 지지하지 않는 회원들의 비판에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입을 권하는 공문만 회원들에게 배포했다"고 덧붙였다.
변 회장은 의사들이 정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문제를 의사회에서 나서서 하면 회원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워낙 정치와는 담을 쌓고 사는 의사들이 많다"며 "집행부가 마음은 있어도 회원들 반응이 시큰둥하니 다른 현안을 우선하는 것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당원으로서 보건의료 관련 정책적인 문제 등에 자문도 하는 등의 활동을 하니 의사라고 하면 진료실만 지키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도 사라지더라"라며 "의사가 정당활동을 한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하나도 없다. 의사회가 전문가, 직능단체 대표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