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올 하반기 신규 연구중심병원 지정을 검토 중인 가운데 지난 1기에서 낙방한 대학병원들이 2기 지정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이번엔 자신있다…지정기준 발표만 기다려"
8일 메디칼타임즈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난 1기에서 쓴맛을 봤던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이대목동병원 등이 "올 하반기 2기 지정에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목표로 분주하게 뛰고 있다.
특히 대형 대학병원의 자존심을 구긴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연구중심병원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으며 제2병원 개원을 앞두고 있는 이대목동병원도 연구중심병원 추진단을 구성하며 준비에 돌입했다.
지방 국립대병원도 강하게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재작년 완공된 임상연구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임상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의욕이 충만해 있다.
1기에서 고배를 마신 충남대병원도 계속해서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치며 연구중심병원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 중이다.
최근 전남대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전환 선포식을 열고 특화된 연구 성과를 최상의 진료로 연계한 지역거점병원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대내외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마곡 제2병원을 중증환자 및 연구 중심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인 만큼 연구중심병원 지정에 관심이 매우 높다"고 전했으며, 충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관계자는 "복지부의 2기 지정기준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전북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관계자는 "1기 지정에 실패했지만 이후로도 중개연구 강화에 매진해왔다"면서 "2기 지정에선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 받길 바란다"고 했다.
"연구중심병원, 평가보다 육성에 초점뒀으면"
이들 의료기관이 연구중심병원에 열정을 쏟는 이유는 뭘까.
특히 최근 고대구로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연구중심병원 지원 이후 어떠한 금전적 지원이 없었던 사실이 알려진 상황. 그럼에도 이들은 여전히 연구중심병원을 꿈꾼다고 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 지원금은 받을 수 없더라도 '연구중심병원'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면 지금보다 더 연구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수의 대학병원 관계자들은 "정부 지원은 바라지도 않는다. 자라나는 싹을 자르지만 말아달라"고 입을 모았다.
즉, 일단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해준 이후에 재평가를 통해 유지 여부를 결정하자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굳이 싹을 자를 필요가 있느냐"면서 "기본적인 여건을 갖췄다면 지정하고, 이후 평가를 통해 부실한 병원은 제외하는 식이 오히려 병원에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2기 지정평가에선 지방 의료기관들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방의 모 국립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총괄 책임자는 "수도권 매머드급 병원과 비교하면 예산은 소액이지만 비용 대비 성과를 따지면 자신있다"면서 "평가에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