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초미의 관심사였던 연봉 기준이 3년차 전문의 연봉을 기초로 매년 일정 비율로 월급이 증가하는 호봉제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 병원들의 인력난을 고려해 서울과 지방간에 별도 연봉 체계를 마련하는 안도 함께 논의중이다.
호스피탈리스트협의체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대한내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등으로 구성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협의체는 곧 4차 회의를 갖고 수가 모형 세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협의체 관계자는 17일 "지난 3차 회의에서 수가 모형에 대해 많은 논의가 오갔지만 여러가지 난제가 있어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일정 부분 큰 틀에서 대략적인 모형은 갖춰진 만큼 4차 회의에서 세부적인 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호스피탈리스트의 연봉 기준과 서울과 지방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 협의체는 단일 수가로는 호스피탈리스트 고용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없다는데 뜻을 같이 하고 별도 트랙을 만드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체 관계자는 "가령 연봉을 1억원으로 확정을 해버릴 경우 1년차 전문의와 10년차 전문의간에 차이가 없어진다"며 "그렇게 되면 고년차 전문의가 지원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저년차에 호스피탈리스트로 근무하다가도 일정 부분 연차가 쌓이면 연봉의 한계에 도달해 병원을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저년차 전문의를 또 다시 뽑고 고년차가 나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협의체는 현재 3년차 전문의 연봉을 기준으로 매년 일정 부분 연봉이 상승하는 호봉제와 유사한 틀을 검토중이다.
호스피탈리스트에 등급을 책정해 연차별 연봉체계를 마련하는 방안. 가령 1년차는 D4등급, 2년차가 되면 D3, 3년차는 D2 등으로 등급이 상승하며 연봉이 올라가는 체계다.
이러한 별도 트랙을 도입하면 그동안 문제로 제기됐던 고용 안정성 등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방안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지방간의 인력 수급 체계를 감안해 별도 수가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도 일정 부분 합의에 이른 상태다. 호스피탈리스트가 대형병원만의 제도가 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대부분 전문의들이 서울과 수도권 취업을 선호하고 있고 현재 서울과 지방 병원간의 임금 격차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연봉과 수가도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명분을 얻고 있는 것.
협의체 관계자는 "서울과 지방간 별도 연봉 체계와 수가가 필요하다는데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어느 만큼 차등해야 하는지가 논의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별도 트랙제를 활용한 연봉 체계를 만들고 서울, 지방간 별도 수가를 책정한다해도 연봉의 기준을 어떻게 잡는가가 최대 난제이기 때문이다.
가령 현재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3년차 전문의 연봉'이 병원 규모별로, 채용 형태별로 수천만원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이유다.
협의체 관계자는 "수가 도입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명분과 근거가 필요한데 전문의 연봉 자체가 워낙 천차만별이라 기준을 세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며 "3년차 전문의 연봉을 전수조사 할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1차적으로 개략적인 연봉을 제시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명분과 근거를 만들며 조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