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에서는 의대에서부터 초음파를 교육한다."
초음파 기기가 청진기를 대체하는 차세대 검진 기기로 부상함에 따라 아예 초음파 교육을 의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내과 전공의들의 초음파 교육이 의무화되긴 했지만 인프라 미비와 교육 시간 부족으로 여전히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일 대한임상초음파학회는 롯데호텔에서 제9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간경변증의 초음파 진단 기준과 수술 후 갑상선 초음파 소견, 경동맥 협착증·하지동맥폐색증 등의 검사 증례 및 소견 강좌를 진행했다.
김홍수 전 임상초음파학회 이사장은 "과거나 지금이나 초음파 기기를 통한 진단을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며 "과거엔 일부 과가 독점 하기도 했지만 특별한 자격 요건이 있는 건 아니므로 초음파 기기를 운용하는 모든 의사들이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만년필을 선물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본과 1학년에 들어가을 때 청진기를 선물하는 건 구태의연해졌다"며 "청진기를 대체하는 게 초음파 기기라는 건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은 운좋게 전공의 시절 초음파를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도 그렇지 않은 전공의들이 많은 걸로 안다"며 "초음파를 하는 의사의 80%는 내과 의사인데 오히려 교육 받을 기회가 적다는 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내과 전공의들이 의무적으로 초음파 교육을 접할 수는 있지만 교육의 수요와 욕구 수준에 비해 교육 인프라는 열악하다는 게 그의 판단. 실제로 이날 학회에 참석한 전공의들만 200~300명에 추산될 정도로 전공의들의 수요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김홍수 전 이사장은 "오늘 학회에 전공의만 200~300명이 온 것으로 추산된다"며 "참여자들의 나이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건 대학에서 전공의들이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여건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음파를 대부분 개원의나 내과 의사들이 사용하는 상황에서 이제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정책적으로 교육을 시킬지 하는 문제가 남았다"며 "교육의 주체가 영상의학과인지, 내과인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에게 애정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의심 병변을 정량화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하버드는 의대에서부터 초음파를 가르치는데 우리 역시 의대에서부터 초음파를 교육하는 방안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