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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조직 기증자 발굴은 의료진 의무, 교과목 신설해야"

발행날짜: 2016-05-03 05:00:37

한국인체조직기증원 "기증 활성화 핵심은 의료진 인식 개선"

전태준 이사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의 숙원 사업들이 풀리고 있다.

최근 관련 개정안 시행으로 인체조직 기증의 공적 관리체계가 도입된 것이 바로 그런 예. 여기에 한국장기기증원의 통합을 전제로 한 MOU 체결 역시 기증원 운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나머지 숙원 사업 하나는 바로 의료진의 인식 개선이다.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은 인체조직 기증 문화 활성화에 의료진의 역할이 핵심이라며 의대와 간호대 커리큘럼에 해당 교과목을 신설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2일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본회의 통과에 대한 의견과 함께 기증원의 향후 사업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전태준 이사는 국내 이네유래물 공적 관리체계의 발전적 방향 제시 발표를 통해 국내 장기와 조직기증관리체계의 주요 환경변화를 소개했다.

전 이사는 "하나뿐인 자신의 신체를 기증하는 것은 물질이나 재능 기부보다 훨씬 어려운 선택이다"며 "오로지 자발적 기증에 의해서만 원자재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동체의 윤리적 의무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증의 3대 핵심 주체는 국민과 정부, 의료인으로 국민은 인체유래물 기증을 공동체를 위한 윤리적 의무로 인식하고 정부는 기증 후 공적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의료인은 기증자 발굴을 의료진의 윤리적 의무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종환 이사장
이중 정부 역할은 개정 시행령에 따라 조직기증지원기관 및 관리기관 신설과 같은 공적 관리체계 마련으로 숨통이 트였다는 게 기증원의 판단. 반면 의료진의 인식 개선은 시급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전태준 이사는 "기증이 의료행위로만 인식돼 사용자인 의료인이 주도함으로써 기증물이 원자재로 전락했다"며 "사고 팔 수 있는 원자재가 아닌 인체유래물 기증이 윤리적 의무로 인식되도록 정부가 교육과 제도적 지원을 담당할 정부 주도의 컨트롤 타워를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병원은 의료행위를 통해 편익과 명성을 창출할 수 있지만 일부 의료인의 기득권 고수로 인해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며 "병원 내 기증자 발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의료인의 적극적인 참여도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28년간 약 20여개 민간 기관에서 장기 기증 캠페인을 진해했지만 한국의 장기 기증 서약율은 2.4%에 그치고 있다. 이는 미국 51%, 네덜란드 38%, 영국 33%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치. 지난해 기증원은 무려 177차례의 의료진 대상 조직기증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서약율의 변화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전태준 이사는 "국민은 무상 기증하고, 정부는 기증 문화 조성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데 인체유래물 기증의 가장 큰 수익자인 병원과 의료인도 역할을 해야 한다"며 "기증자 발굴의 현장이자 수요처인 병원이 정부와 공동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서종환 이사장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의료진 교육 커리큘럼에 기증 관련 교육을 넣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 이사장은 "미국은 학습 교육을 통해서 인성 진흥 교과목을 배운다"며 "국내에서도 의대뿐 아니라 간호대 커리큘럼에 기증 관련 항목을 넣어 기증자 발굴을 의료진의 윤리적 의무로 인식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