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임시공휴일이 없으면 좋겠다."
정부가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 5일 어린이날부터 8일 어버이날까지 황금연휴이라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지만 병원들은 예외인 듯 하다.
이미 환자 진료예약이 꽉 차있는 상황에서 취소할 수도 없으니 정상진료를 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에겐 휴일가산까지 지급해야 해 병원 경영에도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중앙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등 상당수 대학병원은 정상진료를 실시한다. 환자 진료비도 평일 기준으로 적용한다.
하지만 환자 진료비는 평일과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직원들에 휴일가산을 적용해 지급하기로 했다.
엄연히 정부가 정한 임시공휴일에 근무하는 것인 만큼 평일 인건비와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환자 진료비 본인부담금와 직원 인건비만 따져보면, 결국 병원이 적자인 셈이다.
특히 모처럼의 황금연휴에 일부 환자가 예약을 취소하면서 실제 외래진료 환자 수까지 감소해 병원 입장에선 마이너스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불과 1주일 앞두고 고지하면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냐"라면서 "1~2개월 전에만 알려줘도 사전에 조율이 가능한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혼선을 막고자 임시공휴일 발표 직후부터 정상진료 안내 문자를 전송하는 등 적극 대처해 지난해만큼 혼란스럽지 않았지만 연휴는 다른 나라의 얘기일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대학병원은 중소병원에 비해 나은 편이다.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 인력 이외 행정직은 연휴를 즐기는 반면 중소병원은 행정직, 보건직 예외없이 출근하도록 했다.
게다가 열악한 중소병원 경영상 휴일가산을 적용하는 것도 어려워 대부분 휴일가산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 IS한림병원은 정상진료, 평일 진료비를 받기로 했다. 단축진료는 커녕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늦게까지 평일 진료시간을 정확하게 지켜서 진료한다. 양지병원도 의사는 물론 행정직까지 정상 근무한다.
인천 IS한림병원 정영호 병원장은 "시간이 촉박해 이미 예약한 환자 진료를 바꿀 수도 없어 정상진료하기로 했다"면서 사전 고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직원 인건비에 휴일가산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격려금 혹은 선물로 이를 대체할 예정"이라면서 "어떠한 형태로든 휴일에 근무한 것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려면 병원장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