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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사 불평등 이유, 리더 자리에 없기 때문"

박양명
발행날짜: 2016-05-24 05:00:51

김봉옥 여의사회장 "젊은 여의사 적극 참여해야"

"2년 전 국립대병원인 충남대병원 원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일을 하다 보니 병원장 일이 여성한테 딱 맞는 일인 것 같았다."

김봉옥 회장
한국여자의사회 김봉옥 회장(62)은 23일 의사회관에서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리더'로서의 여성의사 역할을 강조했다.

김 회장이야말로 재활의학과 전문의 1호 여성의사로서 대한재활의학회장을 지냈고, 첫 여성 국립대병원장 등 처음의 역사를 쓰는 길을 걷고 있다.

김 회장은 "여성이 불평등하다고 하는 것은 리더의 자리에 여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숫자가 (남성보다) 많아진다고 힘이 나눠지는 게 아니고 리더의 자리, 의사결정권 자리에 여성 진입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활동의사 중 4분의 1이 여의사인데, 이 숫자에 비례할 만큼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여성 의사의 수는 부족하다"며 "진입장벽이 너무나 높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의사결정권 자리에 여성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여성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의사회 평균 연령이 타 의사회보다 높은 게 현실"이라며 "수련 후에는 육아 책임이 오는데, 아이들이 안정이 될 만큼 커야 자기 활동을 할 수 있어 여성이 의료계에서 역할을 하려는 시점이 상대적으로 늦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의사도 지역의사회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지역의사회에서 대의원을 뽑는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경험을 통한 리더십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김 회장은 새 집행부에 30대 여의사를 파격 기용했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전 대변인을 국제이사로, 법률사무소 예스 이지윤 의사 겸 변호사를 법제이사로 임용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물심양면으로 후배 의사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젊은 여의사들을 만나보면 진로를 선택할 때 일과 가정을 어떻게 양립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며 "이런 의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전문직 여성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보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아 여태까지 봐왔던 여의사 모델이 아닌 개척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격의료, 팩트 열고 실체부터 확실히 알아야"

한편, 기자간담회 당일 보건복지부는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명시한 법안을 입법예고했다.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원격의료 추진 소식을 접한 김 회장은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냈다.

그는 "메르스 사태 초기, 메르스가 뭔지도 몰라서 공포감이 더 컸다"며 "원격 의료도 실체를 조금 더 확실히 아는 게 중요하다. 원격의료라는 4글자에 대한 생각이 사람마다 다르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협이 반대 기조를 갖고 있지만 원격의료가 정말 무서운 것인지 정의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애매모호한 분석은 뒤로하고 팩트를 열어놓고 봐야 할 때가 됐다"며 "취할 건 취하고, 반대할 건 반대하는 것은 나중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