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공정경쟁규약 개정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대부분의 학회가 1~2년 전부터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급작스런 개정안 적용이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유예기간 도입과 학회 운영 자기부담 비율 완화 등을 주요 절충안으로 제시했다.
30일 의협은 공정경쟁규약 개정안과 관련해 내부 의견을 정리, 의견을 복지부 약무정책과에 제출했다.
협회의 기본 입장은 제약·의료기기 단체에서 공정경쟁규약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실제 규약을 적용받는 의사나 의사단체들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는 것.
특히 대부분의 학회가 1~2년 전부터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정안의 갑작스런 적용은 현장에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먼저 공정경쟁규약 개선안의 제3조 8항은 '국내 개최 국제학술대회'의 정의를 "발표자, 좌장, 토론자가 아닌 청중으로 등록비를 납부하고 학술대회 참가를 목적으로 입국한 해외 보건의료전문가들이 5개국 이상에서 참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협은 "개정안과 같이 기준이 강화되면 해외의학자들과의 교류, 공동연구 등을 봉쇄하는 효과가 나타나 학문적,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며 "이는 결국 국내 의료수준의 저하와 건전한 의학 정보교류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못박았다.
의협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의 주요 목적은 청중이 해외학회에 참석하지 않고 국내에서 해외석학들의 강의를 듣고, 해외 유명연구자와 국내 연구자의 교류를 통해 국내 연구진 및 연구 성과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있다"며 "국내에서 외국인 청중 150명 이상 등록비를 내고 참석하는 대회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8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국내개최 국제학술대회는 총 119건이 개최됐다.
119건에 대해 강화된 기준을 적용할 경우 합격은 고작 20건, 불합격은 99건으로, 합격률이 16.8%에 불과해진다.
학술대회에 소요되는 총 비용의 30% 이상을 학회 참가자로부터 받도록 한 개정안 제8조에 대한 반대도 이어졌다.
의협은 "학회는 단순히 학술대회만 개최하지 않고 개원의·전공의 교육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한 최신지견 교육 및 연수, 연구비의 지급을 통한 학술활동의 장려와 지식을 전파한다"며 "이 경우 학술대회를 통한 잉여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의협은 "학회 활동은 일회성이 아니라 연속적인 부분이 있어 대회 종료 후에 결산 잉여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보다 차기 학술대회 예산으로 사용하게 해야 한다"며 "학술대회 지출내역을 사업자단체에 보고하는 것은 이미 자율적으로 하고 있는 바, 이를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못박았다.
특히 학회 소요 총비용의 30% 이상을 해당 학술대회 참가자로부터 받는 등록비(또는 참가비) 및 해당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기관, 단체의 회원의 회비 등 자기부담으로 충당하도록 하는 것은 학술대회 추진을 현저히 위축시키는 바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는 게 협회 측 입장.
온라인 제품설명회의 사이버 포인트 지급과 강연료 또는 자문료 선 지급을 허용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의협은 "오프라인에서 제품설명회를 진행할 경우 5만원 이하의 기념품이 가능하지만 온라인 방식으로는 받을 수 없어 참가율이 떨어진다"며 "5만원 이하의 기념품과 동등한 수준의 환급성이 없는 사이버 포인트 지급 등을 가능토록 하는 시행규칙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특정 의약품의 안전성 및 효능에 대한 전문가의 자문을 자유로이 구해 제약업계 신약 연구 및 개발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강연료 또는 자문료를 미리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반드시 서면계약 체결을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통제"라고 지적했다.
이외 의협은 성수기의 숙박비 인상 요인분 만큼 별도 산정 기준을 마련하고, 협회에 요양기관 등이 기부를 요청하는 경우 사업계획서와 예산서 제출 시기를 현행 3개월 전에서 2개월 전까지로 변경해야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