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야당 소속 위원장 아래 여당과 야당 2곳 등 3당의 협치 시대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약사 국회의원의 강세 속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직역 관련 법안과 보건의료 정책을 둘러싼 물밑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장 정세균)는 13일 본회의를 통해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을 인준하고 여야 상임위 위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4선, 천안병)을 위원장으로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재선, 의사, 서울 송파갑)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재선, 서울 도봉갑),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초선, 전북 전주갑) 등 여야 간사를 확정했다.
제20대 총선 결과에 따른 여소야대 형국이 보건복지위원회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보건의료 분야 전문직종의 경우, 의사 출신 박인숙 의원과 간호사 출신 윤종필 의원(새누리당, 초선, 비례대표) 등 의사와 간호사 출신 1명이 각각 보건복지위에서 활약한다.
약사의 경우, 새누리당 김순례 의원(초선, 비례대표), 김승희 의원(초선, 비례대표)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3선, 경기 부천소사), 전혜숙 의원(재선, 서울 광진갑) 등 총 4명이 포진됐다.
의사 출신 1명-약사 출신 4명, 복지위 의사-약사 역전 현상
제19대 국회 초반 여당 신의진 의원(의사, 비례대표)과 문정림 의원(의사, 비례대표), 신경림 의원(간호사, 비례대표) 그리고 야당 김용익 의원(의사, 비례대표) 등과 비교하면 의사 출신 의원이 대폭 줄어든 모양새다.
보건의료계 일각에서는 약사 출신 국회의원들의 강세로 성분명 처방과 처방전 리필제 등 약사회가 주창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야도 이를 의식하고 있지만, 식약처장 출신의 김승희 의원과 지역기반 출신의 김상희 의원은 사실상 행정 관료와 여성운동가로서 약사 권익을 대변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문제는 법안 상정 1차 관문인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이다.
약사 출신 4명 국회의원이 법안소위에 집중될 경우, 특정단체 막후 로비로 법안이 한쪽으로 편향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실 관계자는 "법안소위 등 소위원회 구성 시 특정 직역으로 쏠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보건복지 법안과 정책은 국민 건강과 국민 신뢰라는 대전제 하에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원장과 여야 간사 협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특정 직역 보건복지위원회 집중 배치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나 공식적 입장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공무원은 "특정 직역 출신 국회의원이 많다고 해당 직역 이익을 대변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입법 활동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조 위원장은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업무보고를 주문한 상태로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조만간 보건복지위원회 첫 전체회의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