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사건으로 법적으로 재사용이 금지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적발될 경우 면허 취소라는 벌칙까지 생겼지만, 일회용 주사기 사용에 대한 별도 보상은 힘들어 보인다.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치료재료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일회용 주사기에 대한 치료재료비를 별도 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하지만 일회용 주사기의 별도 산정은 감염관리 측면보다는 비용 보상적 의미가 강하다는 결론을 내려 별도 산정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회용 주사기나 주삿바늘 등 치료재료비의 경우 행위료에 포함해 보상하고 있다.
심평원은 다나의원 사건 등을 계기로 일회용 주사기에 대한 비용을 별도 산정, 보상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최종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일회용 주사기나 주삿바늘의 경우 기존대로 행위료에 포함해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심평원 치료재료실 관계자는 "다나의원 사건으로 주사기 재사용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이를 별도 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별도 산정하는 것이 감염관리 측면보다 비용 보상적 의미가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구나 현재 행위료에 일회용 주사기에 대한 재료비로 80원이 책정돼 있다"며 "그러나 시중에는 80원보다 더 낮게 판매되고 있는 경우도 있을뿐더러 심지어 무료로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별도 보상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심평원은 2차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주사기'에 대해서는 별도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주사기는 의료진이 주사바늘 찔림 사고로 인한 2차 감염이 이뤄지지 않도록 안전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말한다.
현재 기본 일회용 주사기가 50원~100원 정도로 유통되고 있다면, 안전주사기는 500~2000원으로 10배이상 높은 가격으로 유통돼 의료기관 입장에선 가격이 부담되는 실정이다.
치료재료실 관계자는 "현재 일회용 주사기에 대한 별도 산정보다는 안전주사기에 대한 별도 산정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안전주사기의 경우 찔림 사고가 예방돼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침생검 일회용 바늘 별도산정 필요성 '인정'
심평원은 일회용 주사기와 더불어 의료계가 제기하고 있는 '일회용 바늘'에 대한 치료재료 별도 산정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행위료에 포함된 일부 치료재료비의 경우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일례로 침생검(심부-장기-편측)의 수가는 6만 1810원이고 이 금액 중 바늘(Needle, Boipsy, Kidney)에 할당된 수가는 9210원이지만 실제 일회용 바늘은 약 3만 1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의료기관이 바늘을 사용한 행위를 시행하면 약 2만 2140원의 손해(3만 1350 - 9210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는 소리다.
치료재료실 관계자는 "침생검에 사용되는 일회용 바늘에 대한 별도 산정에 필요성은 있다고 인식하고 있고, 향후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최근 이에 대한 재사용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별도 산정에 대한 임상적 가치가 있는지 등 세부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며 "문제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별도 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