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 수술 후 종아리뼈(비골) 신경이 손상된 환자에게 압박스타킹 치료만 한 병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재판장 성기문)는 최근 무릎 관절 수술 후 종아리뼈 신경이 손상된 환자 윤 모 씨가 서울 D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신, 병원 측 책임비율과 손배해상액은 50%, 1605만원으로 1심 때보다 줄었다.
윤 씨는 이미 D병원에서 오른쪽 슬관절 통증 등으로 내측 반월상 연골 봉합술과 외측 반월상 부분절제술을 받은 전력이 있는 환자다.
수술 10개월 후 그는 일을 하던 중 오른쪽 무릎을 삐끗했고, D병원에서 MRI 검사를 받았다. 오른쪽 슬관절 외측 반월산 전각부 연골파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윤 씨는 D병원에서 관절경하 우측 슬관절 외측 전각부 반월상 연골판 봉합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한지 약 열흘 후 윤 씨는 심한 우측다리 통증, 저림, 피부색 변화, 체온저하 등을 호소했다.
이에 의료진은 압박스타킹을 적용하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했다.
이후에도 윤 씨는 오른쪽 슬관절 외측 반월상 연골판 봉합제거술 및 외측 반월상 연골제거술을 또 받지만 윤 씨의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윤 씨는 "의료진이 관절경하 봉합술 과정에서 비골신경을 손상시켰고, 치료 과정에서 신경손상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수술과 치료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며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손해배상액도 3538만원으로 책정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수술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치료 과정에서 과실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비골신경이 손상됐음을 의심할 수 있는 상태에서 신경 손상 부위 압박을 제거해야 함에도 의료진은 오히려 압박스타킹을 착용토록 하는 등 비골신경 손상의 진단과 치료를 적절히 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골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 등도 시행하지 않았고 대응 조치도 취한 바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