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학자들이 통일 시대를 대비해 상호 교육 컨텐츠를 비롯해 공동 논문 등을 준비중에 있어 주목된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문호가 열리게 되면 보건의료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데 뜻을 모으고 기초 자료를 모으고 있는 것.
통일보건의료학회(이사장 전우택)은 1일 연세의료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보건의료인력 교육 컨텐츠 개발 성과와 북한 의학 논문에 대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전우택 이사장(연세의대)은 "지금은 남북관계가 경직돼 있지만 조만간 서서히 문호가 개방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문호가 열리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이 바로 보건의료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4년 학회가 출범한 이래 보건의료학자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있다"며 "남북한이 함께 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모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학회의 주제를 북한 보건의료인력 교육 컨텐츠와 북한 발간 의학 논문 분석으로 잡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건강한 통일을 위해서는 보건의료 여러 영역에서 상호간에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함께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원호 학회 이사(연세의대)는 "남북한이 상호간에 동등한 구조로 보건의료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는 일부 교수들만의 힘으로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결국 교육 플랫폼이 구성돼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미 이에 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 발간 의학논문을 세세히 분석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통일보건의료학회는 최근 10년간 북한의 의학연구 동향을 집대성해 발표했다.
김신곤 학회 학술이사(고려의대)는 "지난 북한 의학 연구들은 탈북 의사들의 증언 등 제한된 정보를 통해 이뤄져 왔다"며 "이에 따라 남북한 보건의료 교육협력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학회에 따르면 북한 논문은 대부분의 원저가 우리나라 초록과 비슷한 형태로 분량을 1~2쪽에 불과했으며 대부분이 우리 말로 쓰여지고 매우 제한적으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영어권 논문은 최신 논문은 거의 인용되지 않았으며 통계 분석 결과는 있지만 구체적 통계 방법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
김 학술이사는 "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했을때 단순히 글로벌 스탠다드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실사구시적 접근으로 상호 이해를 돕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통일 이전이라도 연구를 통해 북한의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과 방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의사들과 직접 교류하며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내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