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목적의 보톡스 시술 주체를 두고 대법원 공방전에 이어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간 장외 전도 치열하다.
대한의사협회의 치과의사의 미용 목적 보톡스 시술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작위적 결과물"이라며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치협은 5일 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의협이 공개한 대국민 설문조사 내용을 반박하고, 의료인 간 화합을 제안했다.
치협은 일찌감치 치과 진료영역 수호를 위한 법치과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치과의사의 이마와 미간 보톡스 시술 문제에 적극 대응해오고 있다.
앞서 의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75%가 '치과의사의 미용 목적 보톡스 시술에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함께 '치과의사가 보톡스 시술을 하면 안되는 열가지 이유'라는 홍보 책자까지 발간했다.
이에 치협은 "의협은 스스로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만한 질문으로 여론 조사를 시행한 것"이라며 "작위적 결과물과 언어유희는 국민과 대법원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그에 합당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의 여론조사 질문은 ▲치과의사는 터관절 부위 치료에 보톡스 시술을 하기도 합니다. 귀하께서는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에 대해 알고 계셨습니까? ▲치과의사는 이마, 미간, 눈가 주름 개선 등의 미용목적 보톡스 시술을 할 수 없었지만 최근 이를 허용해 달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치과진료 과목 중 구강악안면외과가 있는데요. 구강악안면이 어느 부위를 의미한다고 보십니까? 등이다.
치협은 이 같은 질문이 치과계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의견이다.
치협은 "보톡스 시술을 하는 치과의사는 의사보다 그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며 "의사 수가 치과의사의 4배 이상인 상황에서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을 들어본적 있냐는 질문에 들어본 적 있다고 답하는 사람 수는 절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치과의사는 미용 목적 보톡스 시술을 하고 있었지만 질문은 이를 원천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과거 치과의사들은 안면 미용 보톡스 시술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치협은 "전문의 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국민에게 전문 진료과목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았는데 어찌 국민 다수가 구강악안면이란 단어에 익숙하겠나"라고 반문하며 "악안면은 전문적 영어로서 퀴즈인양 국민에게 물어봐 부정적 답변을 유도하려는 꼼수"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치협은 의협이 제시한 10가지 이유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반박하며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사건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왜곡해 국민과 대법원 판단을 흐리게 하려는 의협 주장은 국민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치협은 치과와 의과의 화합이 필요하다며 손을 내밀었다.
치협은 "어느 장기를 진료함에 있어 때로는 다수의 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의 협진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한다"며 "결코 배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자격을 논하기 보다 능력 즉 진료결과 중심으로 판단을 강화함으로서 전문가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범위하고 생명중추기관을 직접 다루는 의사들이 치과영역을 너무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오늘날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의사들의 자성을 촉구한다"며 "치과의사도 치의학의 다양한 분야를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통감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김종열 위원장(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고 판단할 일을 법정으로 비화케 된 것은 비극"이라며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잘 해결되고, 의사와 치과의사가 화합 협력해서 국민에게 훌륭한 모습을 보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