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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화 쓰나미 맞은 산부인과 "차라리 접고 싶다"

발행날짜: 2016-07-15 05:00:59

초음파·무통주사에 1인실까지…보장성 강화 정책 산부인과 집중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최근 산부인과 의료기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보장성 강화 정책이 산부인과 관련 행위들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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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임산부 초음파 급여화 및 4대 중증질환 유도 초음파 급여화 방안 등을 8월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통해 심의 의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8일 의료행위 전문평가위원회를 개최하고 산전 초음파 급여화에 따른 구체적인 진료수가까지 결정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의료계에 알려진 산전 초음파 급여화에 따른 진료수가는 종합병원 관행수가의 절반 수준.

전문가회의에 참석한 의료계 관계자는 "일단 산전 초음파 검사 급여화 방안이 구체화됐다. 결국 복지부 산하 건정심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셈"며 "종합병원 산부인과에서 시행하는 관행수가의 50% 수준으로 통과돼 이들에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구나 그동안 70~80%로 관행수가가 논의돼 왔는데 여기서 20% 가량 더 수가가 깎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제대로 산전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던 의료기관은 손해, 덤핑을 치던 의료기관은 이익인 구조라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최근 산모들이 제왕절개 분만 시 맞게 되는 이른바 무통주사까지 급여화 된데다 산부인과 1인실 급여화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돼 산부인과 의료기관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7월부터 복지부는 그동안 전액 환자본인 부담이었던 제왕절개 분만 시 무통주사를 별도 산정해 보상하기로 결정,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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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복지부는 지난 6월 '산부인과 1인실 급여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 본격적인 급여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산부인과 의료기관을 포함한 의료계는 이 같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실효성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

A산부인과전문병원 관계자는 "병원 자체적으로 통계를 내 본 결과 99.8%의 제왕절개분만 환자가 무통주사를 맞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며 "따라서 무통주사의 별도 산정 결정을 옳다고 보지만, 1인실 급여화는 다르다. 1인실 급여화가 꼭 필요한 것인가. 차라리 산후조리원 급여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산부인과병원 관계자는 "가뜩이나 분만 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산부인과에 보장성 강화를 포커싱하는 것은 산부인과 의사로 하여금 손을 놓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누가 산부인과를 하고 싶겠나. 나조차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 토로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도 "건정심을 통과한 사안인 만큼 복지부는 하반기에 급여화를 시행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며 "조금 더 환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지는 좋지만, 과연 1인실 급여화가 필요하느냐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실상 산부인과 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비급여 항목은 사라진 셈이라고 볼 수 있지만, 급여화에 대해 무작정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급여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화상환자 치료에 대해선 정말 시급한 사안들이 많은데 이를 먼저 급여화를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