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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 설정, "진통은 계속"

원종혁
발행날짜: 2016-07-16 05:00:30

임상암학회 'PD-L1 발현율' 부결, 미국서도 "불완전" 주장

국내 폐암환자에서 면역항암제 급여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급여화에 중요한 바이오마커의 선택을 두고 한동안 진통이 예상된다.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즈맙)를 사용할 때, 치료반응 예측지표로 'PD-L1 발현율(TPS)'을 이용하는데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는 것이다.

이에 최근, 공개적으로 PD-L1의 발현율을 두고 "아직은 불완전하다"며 반대의 주장이 나왔다.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키트루다.
미국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7월 5일자에 논평을 발표한 미국 매사추세츠암센터 Justin F. Gainor 박사는 "초기에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PD-L1 양성 환자에서 이들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에 더 좋은 반응이 기대됐지만, 여전히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PD-L1 음성인 환자에서도 이들 치료제에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Gainor 박사는 "일반적으로 EGFR 변이가 없는 환자에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것처럼, 바이오마커를 삼기 위해선 확실한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지난 13일 한국임상암학회가 "불완전한 바이오마커를 학회 차원에서 권고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데 합의를 보며, PD-L1 발현율을 임시적 바이오마커로 설정한 '면역항암제 사용 가이드라인'이 상임이사회에서 부결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연세의대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는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PD-L1이 높은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률도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지만, PD-L1이 음성인데도 완치된 환자도 있었다"며 "PD-L1을 바이오마커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좋은 반응이 기대되는 환자를 선별할 기준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항암제, 2차옵션엔 '혜택 분명"‧1차옵션 '근거부족'

이번 논평에는 면역항암제 즉, 이들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의 등장이 치료시장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1차 옵션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됐다.

옵디보와 키트루다 모두는 2차 옵션으로서 도세탁셀 대비 뚜렷한 생존율 개선의 혜택이 있지만, '1차 옵션 등극 가능성'을 놓고는 "아직은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1차 옵션으로서 PD-1 억제제의 유용성을 평가하는 10여개의 무작위 임상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 1차적 사용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편 옵디보의 경우엔, 치료경험이 없는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옵션으로서의 효과를 따져본 2건의 임상 결과가 나와있다.

해당 임상 1b상 연구인 CheckMate-012 결과는 임상종약학회지 6월 2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기도 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객관적 반응률(ORR)은 23%, 무진행생존율(PFS) 3.6개월(중앙값), 전체 생존율(OS)는 19.4개월(중앙값)로 나타났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해당 결과에서 1차 옵션으로 니볼루맙을 사용했을 때 객관적 반응률은 현재 표준치료법인 백금계열 항암화학요법(platinum-based chemotherapy)이 25~30% 수준으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