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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신청은 했지만 성공 글쎄"

발행날짜: 2016-07-21 05:00:58

대학병원들 "지원자 유인책 한계, 병동당 2.5~3억 적자 불가피"

보건복지부가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미 신청을 마친 병원들조차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어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과거 의료계 주도의 시범사업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 인건비와 운영비 등에 대한 병원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쉽게 성공 여부를 점치지 못하고 있는 것.

보건복지부는 최근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대상자 공모를 마치고 최종 대상자 선정에 들어갔다.

공모 결과 시범사업에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은 모두 신청을 마친 상태며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들과 지방 거점 대학병원들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미 신청을 마친 병원들도 과연 시범사업이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A대형병원 보직자는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라는 판단으로 시범사업에 신청했다"며 "하지만 안착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듯 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부 인건비에 대한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모형 자체가 의료계가 진행한 시범사업과 큰 차이가 없지 않느냐"며 "보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상당수 병원들도 같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과연 호스피탈리스트 지원자가 있을 것인가 하는 것. 정부 주도 시범사업이라 하더라도 지원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B대학병원 교수는 "그나마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과 연봉 등에 대해 윤곽이 잡힌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으로 전문의를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사실 가이드라인만 잡혔을 뿐 연봉조차 상, 하한선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어느 전문의가 불확실한 미래에 모험을 걸기를 원하겠느냐"며 "의료계 시범사업이 남긴 숙제를 아무것도 풀지 못한 채 재시작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병원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많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정 부분 짐을 나눠갖는 것은 인정하지만 감당할 몫이 너무 크다는 것.

실제로 복지부는 시범 사업을 위해 호스피탈리스트가 관리하는 병동에 대해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수가를 준용해 각종 가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약 1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병원들은 일정 부분 당근이 지급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범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상당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C대학병원 보직자는 "자체적인 분석 결과 시범사업에 들어가면 병동당 2억 5000만원에서 3억원 정도 적자가 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인건비와 운영비를 최소로 생각해도 그 정도 손해는 불가피하다"고 털어놨다.

A대병원 보직자도 "환자 만족도 측면에서는 분명 이점이 있겠지만 병원의 희생으로 운영된다면 한계가 분명하다"며 "보다 세밀한 수가 모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