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의 베스트셀러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가 예방약으로도 승인을 받아, 향후 사용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에이즈 고위험군에서 감염 전파를 막는 주요 전략에 '노출 전 예방요법(PrEP)'의 역할이 부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루바다(성분명 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는 201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예방요법이 승인 확대된데 이어, 최근 유럽의약국(EMA)에서도 동일 적응증으로 사용을 허가받았다.
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트루바다를 성인 HIV-1 감염 고위험군에서 예방목적으로 지난 22일(현지시간) 사용을 승인한 것이다.
이로써 트루바다는 에이즈 예방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약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EMA는 "트루바다 예방요법은, 콘돔 사용과 함께 주요 예방전략으로 이용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HIV 감염 예방 뿐 아니라 기타 성매개감염병(STI)에도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하반기 승인작업, 학계 가이드라인 연말 공표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떨까?
아직 국내에서는 치료 용도 이외에, HIV 감염자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녀이거나 의료진이 주사침에 찔렸을 때 노출 후 예방요법으로만 사용이 제한됐다.
그렇지만 제약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길리어드 코리아는 올 하반기까지 에이즈 예방 목적으로 승인신청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 역시 이러한 예방요법의 유용성을 공고히 하는 분위기다. 대한에이즈학회는 동성애자 및 에이즈 환자의 배우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노출 전 예방요법(PrEP) 진료지침'을 오는 연말 께 공개할 예정인 것.
해당 진료지침에는 예방요법의 대상자와 약물 용법 등에 대한 합의가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예방요법, 동성‧이성애자 감염위험 각각 44%‧75% 줄여
CHMP의 이번 승인 결정은 트루바다를 예방목적으로 평가한 두 건의 주요 임상결과가 토대가 됐다.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트루바다의 대표적 임상연구인 iPrEx 결과에 따르면, HIV 감염자로 의심되는 고위험군과 성관계를 한 경우에도 감염 발생 위험을 44%까지 줄였다.
고위험군 이성과 성관계를 맺은 사람에서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트루바다 PrEP 요법은 감염 위험을 75%까지 떨어뜨렸다.
결국 고위험군에서 매일 트루바다를 복용할 경우, HIV-1 감염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게 승인의 이유였다.
한편 이상반응의 발생은 트루바다를 치료용도로 사용하는 환자에서 보고된 설사, 구역, 피로, 어지럼증 등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