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 감염을 일으킨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측은 피해자에게 치료비와 검사비 일체에다 위자료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조정중재안이 처음으로 나왔다.
피해자들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올해 1월 다나의원 피해 환자 4명이 조정신청을 했고, 7개월만에 피해구제가 일단락 됐다"며 "아직 24명의 조정신청 피해자에 대한 조정결정도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10일 밝혔다.
현재까지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자 97명 중 15명은 법원을 통해 민사소송을 진행중이고 28명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조정을 진행 중이다. 나머지 환자들은 다나의원 측과 이미 합의를 했거나 피해구제 관련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올해 1월 조정신청을 한 피해자 4명에게 지난달 '조정결정에 대한 동의 여부 통보서'를 발송했다. 이후 조정결정 동의 과정을 거쳐 결정을 최종 확정지었다.
의료분쟁조정원은 다나의원 원장의 의료과실을 인정했다.
의료분쟁조정원은 조정결정서를 통해 "다나의원 원장은 일회용 주사기가 담긴 용액을 여러명의 환자에게 재사용했다"고 확인했다.
이어 "오염된 잔여주사액에서 검출된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과 피해 환자들의 유전자형이 같은 것을 볼 때 다나의원 원장의 주사기 및 주사기 내 약물의 재사용으로 C형간염 바이러스에 이환됐다고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의료분쟁조정원은 피해자의 나이 및 성별, 사건 사고의 경위와 결과, 다나의원 원장의 과실 정도, 피해자의 현재 상태, 향후 치료필요성 및 가능성, 치료기관, 예후 등을 종합해 위자료를 1000만원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C형간염 치료와 관련해 그동안 들어간 진찰료, 검사비 등의 진료비와 지난 5월 건강보험 적용이 된 하보니의 12주간 약값, 하보니 치료 후 제반 검사비 등을 더하면 다나의원이 보상해야 할 비용은 수억원에 달한다
대신 의료분쟁조벙중재원은 C형간염 치료로 소득활동을 하지 못해 입은 재산상 손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의료분쟁조정원은 "하보니 치료 후에도 C형간염이 완치되지 않을 확률이 1% 정도 있음을 감안해 피해자가 하보니 12주 치료를 종료한 후 12주 또는 24주째 지속 바이러스 반응(SVR)에 도달하지 않으면 그 이후의 손해에 대해서는 별도로 청구하면 된다"고 결정했다.
의료분쟁조정원의 조정결정문을 받아든 피해자들은 "피해자마다 정신적 피해가 다를 수 있는데도 위자료를 일률적으로 산정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완치가 안됐을 때 추가 손해에 대해서는 재산정 할 수 있다는 결정이 있어 동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