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을 좀 쉽게 해줬으면 좋겠다.",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면 참여할 환자가 있을 리 없다."
대한의사협회가 정부가 추진하는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에 공식 참여를 선언한 가운데 일선 개원의들도 높은 관심을 드러냈지만, 우려도 공존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4일 오후 7시 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계획 수립, 점검 및 평가:9270원(월 1회 산정) ▲지속 관찰 관리:1만 520원(주 1회 이상 혈압, 혈당 확인, 월 2회 문자 메시지) ▲전화상담:7510원(월 2회 인정) 등 진찰료와 별도의 3가지 수가로 운영한다.
계획수립은 환자 개인별 목표 수치를 설정해 다음 대면 진료일까지 의사가 정한 주기(요일)에 따라 생체정보 측정 및 전송하며 주간횟수는 최소 측정횟수를 의미하므로 초과 측정 가능하다.
생체정보 측정 및 전송의 경우, 혈압과 혈당 수치 전송은 웹페이지 및 모바일에서 자동 또는 수기 방식 모두 가능하다.
이날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설명회에 앞서 의협의 시범사업에 참여를 선언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400곳 이상의 의료기관이 신청했다며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특히 의협의 참여 선언을 계기로 오는 26일까지인 시범사업 참여 신청 기간을 연장할 계획도 시사했다.
건보공단 시범사업지원단 이은영 팀장은 "대한의사협회가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시범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기관 중 심사를 거쳐 9월 중순 경 최종 시범사업 기관을 발표할 것인데, 의협과 함께 관련 내용을 공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김건훈 기획제도팀 팀장은 "의협과 대화가 잘 이뤄져서 의협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발표됐다"며 "이에 따라 26일까지였던 시범사업 참여 신청을 오는 31일까지 연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31일까지는 의협과 함께 시범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함께 신청을 받으려고 한다"며 "추가접수로 의협이 지역단위로 복지부와 함께 진행하려 한다. 26일까지는 인터넷과 서면으로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인인증서 필요하면 환자 보호자도 교육해야"
설명회에 참여한 개원의들은 시범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지만, 시범사업 활성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특히 참여 의료기관뿐 아니라 시범사업 참여에 대한 환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개원의는 "진료하는 만성질환 환자들은 대부분 60대 환자들로 그 분들이 의료기기를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혈당, 혈압 수치를 입력하라고 했는데 스마트폰을 둘째 치고 주위에 컴퓨터가 있는 환자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시범사업에 환자들이 참여하려면 보호자들의 도와줘야 한다"며 "보호자도 함께 교육해야 하지 않나. 공인인증서도 마찬가지인데, 이를 등록하면 참여하는 환자가 있을 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시범사업에 활용되는 전자차트를 보다 간편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내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 개원의는 "환자와 대면진료도 함께 하면서 참여 환자를 관리해야 한다면 진료차트를 간편하게 해야 한다"며 "직원들도 진료차트를 보면서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청구프로그램 간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화상담은 진료시간에 진행해야지 수가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문자메시지 같은 경우 주말에 활용해도 수가로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