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상지질혈증 신약으로 급부상한 PCSK9 억제제가 '지질분리 반출법(lipoprotein apheresis)'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에서 지질강하를 목적으로 시행되는 지질분리 반출법과 관련, 사노피의 PCSK9 억제제 '알리로쿠맙'의 최신 임상데이터가 국제학회에서 빗장을 열었다.
3상임상인 ODYSSEY-ESCAPE 결과에 따르면, 알리로쿠맙을 투약한 HeFH 환자에선 지질분리 반출법의 시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확인됐다.
관건은 알리로쿠맙을 사용한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는 반출법의 무용론까지 나왔다. 환자의 혈액을 채집하는 번거로움 없이, 효과와 편의성을 필두로 시간 및 비용 측면에서 '득'이 많기 때문이다.
해당 결과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동시에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도 게재됐다.
PCSK9 억제제 등장, 성분채집술 '지는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ESC 2016에서 해당 연구의 발표를 맡은 미국 캔자스메디칼센터 Patrick M Moriarty 박사는 "PCSK9 억제제 계열 약물은 해당 고위험군에서 '매우 효과적(very, very effective)'이었다"고 의견을 밝혔다.
강력한 효과를 표현한데는 이유가 있다.
비교가 된 지질분리 반출법은 통상적으로 매주 혹은 격주로 시행이 되는데, 연간 5만 달러(한화 약 5600만원)에서 7만 5천 달러(한화 약 8400만원)가 들어간다.
그런데 성분채집술을 시행하는데 이용하는 기계장치의 관리와 일회성 키트의 사용 등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 편의성과 효율성이 늘상 거론되는 이유다.
Moriarty 박사는 "알리로쿠맙을 투약한 일부 환자에서는 지질분리 반출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거나 치료 횟수를 줄일 수 있어 편의성에 더불어 비용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에 보고한 치료비용에 의하면, 해당 PCSK9 억제제를 사용하는데엔 연간 7천 달러~1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돼 반출법보다 최대 7배가 저렴했다.
알리로쿠맙 투약 LDL 30% 이상 감소…"반출법 필요치 않아"
ODYSSEY-ESCAPE 연구는 미국과 독일의 14개 병원에서 지질분리 반출법을 시행받은 62명의 HeFH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들을 알리로쿠맙150mg 투약군(41명)과 위약군(21명)으로 무작위 분류해 18개월간 2주마다 피하주사로 약물을 투약케했다. 다만, 연구기간 통상적인 지질저하제 치료는 유지했다.
연구팀은 "치료시작 6주후, 알리로쿠맙 투약군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소 30% 낮췄을 경우 반출법은 필요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알리로쿠맙을 투약한 63% 이상의 환자에서는 LDL 수치가 30% 이상 감소해 반출법이 필요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92.7%에 이르는 알리로쿠맙 투약군은 절반 넘게 반출법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는 위약군이 14.3%에 그친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였다.
알리로쿠맙의 약물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다.
한편 PCSK9 억제제 가운데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첫 승인을 받은 알리로쿠맙은, 추가적으로 LDL-C 강하가 필요한 HeFH 또는 성인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의 치료를 위해 스타틴의 보조요법으로 적응증을 받았다.
최근 미국심장학회(ACC)는 ASCVD의 2차 예방에 있어 동반질환에 상관없이 1차 비스타틴 전략으로 에제티미브를, 2차 혹은 대체 옵션으로 PCSK9 억제제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