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병용 호르몬대체요법(HRT)에서 또 다시 유방암 발생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TSEC(조직 선택적 에스트로겐 복합제)' 제제가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본지 8월 29일자 '폐경호르몬요법 유방암 파장 '술렁'' 보도).
실제로 갱년기 폐경 증상치료에 흔히 거론되는 이들 병용 호르몬요법은 유방암 안전성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게스틴을 대체한 치료제 등 기존 호르몬요법에 부작용을 줄인 옵션이 등장하며 폐경 호르몬 치료 트렌드의 변화가 예고된다.
여기엔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폐경 치료제에 대한 수요 또한 늘어날 것이란 학계 전문가들의 예측도 한몫한다.
인제의대 산부인과 최훈 교수(상계백병원)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갱년기 질환을 겪는 여성이 많아졌다"며 "최근엔 폐경 증상 역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생기며 이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기존의 부작용을 개선한 새로운 치료제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TSEC, 자궁 및 유방조직 '자극성 에스트로겐 효과'↓
부작용 이슈를 겪으며, 프로게스틴을 대체한 호르몬 제제 등 새로운 기전의 약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결합형 에스트로겐과 문제가 되는 프로게스틴을 빼고 3세대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조절제(SERM)인 바제독시펜(bazedoxifene)을 넣은 듀아비브(성분명 결합형 에스트로겐/바제독시펜)가 있다.
해당 TSEC 제제의 강점은 독특한 작용기전에서 기인한다.
듀아비브의 주성분인 바제독시펜은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효현'과 '길항'작용을 모두 나타내는 것이다. 골격계에서는 효현제로, 유방 및 자궁 조직에서는 에스트로겐 길항제로서 작용한다.
즉, 바제독시펜이 결합형 에스트로겐과 결합하면서 에스트로겐이 특정 해당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를 유발해 자궁 내막의 항증식 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TSEC 제제는 폐경 여성에서 자궁 및 유방 조직에 대한 '자극성 에스트로겐 효과'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작용 개선, 호르몬치료제 인식장벽 낮아질 것"
최훈 교수는 "폐경 증상으로 호르몬제를 처방받는 많은 환자에서 부작용에 대해 문의하고 걱정한다"면서 "폐경 여성의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듀아비브와 같이 폐경 증상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 유방 또는 자궁 관련 안전성을 입증한 제제들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설명했다.
우려가 따르던 부작용 문제가 개선되면, 호르몬 치료제에 대한 인식장벽도 함께 낮아질 것이란게 최 교수의 생각이다.
이러한 의견도, 자궁이 있는 건강한 폐경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SMART(Selective estrogen, Menopause, And Response to Therapy) 임상결과가 근거가 된다.
연구에 따르면, 폐경 여성의 가장 흔한 증상인 안면홍조를 위약군 51% 대비 74%로 유의하게 감소시켰고, 골다공증 예방효과까지 입증했다.
특히 기존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병용 호르몬 치료제의 복용을 중단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상반응인 질출혈, 유방압통 및 유방밀도증가에 대한 부작용을 유의미하게 개선시켰다.
40~65세의 자궁을 적출하지 않은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듀아비브 1년 치료시 85.3%~99.2% 환자에게서 출혈 및 점상출혈이 보고되지 않았다.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복용군이 48.9%~83.2%으로 나타난 것과는 분명 비교되는 결과.
이와 함께 SMART 하위분석에서, 듀아비브 1년 치료차에 프로게스틴 병용요법과는 달리 유방조직 밀도나 압통을 증가시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