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님과 가족들은 치과에서 피부치료를 받으십니까? 치과의사는 점 빼고 의사는 충치 치료 하라고요? 점 빼는 치과의사, 온 국민이 웃습니다!"
피부과 의사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5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무기한 1인시위에 돌입한 것.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치과의사에게 피부주름 및 잡치제거를 위한 프락셀 레이저 치료를 허용한 판결에 대한 항의로 대법원 앞에서 무기한 1인시위에 돌입 한다고 5일 밝혔다.
피부과의사회 김방순 회장은 처음으로 시위에 나섰다.
김 회장은 "치과의사 보톡스 판결에 이어 프락셀 허용 판결이 있었다"며 "치과에서 프락셀 레이저를 한다는 것은 일반 상식선에서 말이 안 되는 판결이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치과와 의과가 나눠져 있는 면허체계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이를 부추기는 법원 판결을 좌시할 수 없다. 판결이 잘못됐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무기한으로 1인시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부과의사들의 가장 큰 걱정은 오진의 문제. 피부암을 점이나 잡티, 기미로 판단하고 미용시술을 해버리면 조기 진단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부과의사회는 "피부암은 환자의 병력과 발생시기, 병변의 양상, 기산에 따른 변화 등 제반사항을 고려해 진단할 수 있는 분야"라며 "미용시술은 간단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자칫 피부암 조기진단을 놓치는 과오를 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피부레이저는 레이저 파장에 따라 흡수되는 피부의 구성조직이 다르고 반응 정도도 다르기 때문에 오랜 교육과 수련을 요하는 전문적 분야"라며 "시술 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비가역적인 흉터, 부작용을 남길 수 있는 시술"이라고 지적했다.
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10월말까지 1인시위에 나설 의사들이 줄을 섰다.
피부과의사회는 "대법원은 치과의사의 피부 레이저 시술로 국민 건강에 훼손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법원 판결의 내용과 문제점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 의사학 교육 과정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준 총무이사도 "대법원 판결은 궁극적으로 치과를 의학의 한 분야로 보는 문제"라며 "안면부가 구강내과에서 시작한 것이다. 이중면허가 필요한 부분인데 이것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피부과의사회는 1인시위와 함께 치과의사 영역으로 생각돼 왔던 '구강미백'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한 상황. 추계학술대회에 구강미백 관련 강의를 2개 이상 개설했고, 구강미백학회 창립을 위한 인선도 마무리했다.
정찬우 기획정책이사는 "피부과 교육 내용 중 베체트병, 구강괴양, 편평태선 등 구강질환을 많이 다루고 있다"며 "한학기 동안 배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실제로 구강에 대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환자 진료를 하고 있다"며 "교육 내용을 이용해서 구강치주미백, 치아미백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