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브란스를 만들기 위한 윤도흠 신임 연세의료원장(60)의 드라이브가 시작됐다.
첫 단추는 흩어져 있는 진료 시스템을 한군데로 모으고 의대와 산업융복합시설도 별도로 클러스터화 하기 위한 '의료복합 클러스터 마스터 플랜'이다.
연세의료원은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첨단 기술과 따뜻함을 접목해 향후 100년을 위한 계획 '스타트업 세브란스 100'을 선언했다.
윤도흠 원장은 "1974년 연세의대에 입학한 게 인생에서 가장 감명스러운 순간이었다"며 "그 때부터 시작된 연세와의 인연이 인생을 바꾸고, 오늘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료원장이 되고 구상한 계획들을 공개했다.
최우선에 있는 게 진료, 교육, 산업융복합 단지 형성 계획이다. 쉽게 말해 무질서하게 퍼져 있는 병원 시설들을 재배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연세의대가 위치해 있는 자리에 심혈관병원 등을 옮기고, 의대는 치대와 간호대가 있는 자리로 이전할 예정이다.
윤 원장은 "3단계에 걸쳐 복합 클러스터를 구성하려고 한다"며 "흩어진 진료시스템을 모으기 위해서는 의대 이전이 선행돼야 하며, 이것이 1단계다. 현재 의대 위치를 진료중심 시설로 바꾸는 것은 2단계다"고 설명했다.
이어 "3단계는 메디컬이노베이션 파크라고 해서 본교와 연결되는 곳에 산업융복합 시설 단지를 만드는 것이다"며 "짧게는 7~8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지부진하게 이뤄지고 있는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 건립 문제에 대한 계획도 이야기했다.
윤 원장은 "용인동백은 2~3년 동안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며 "지난 2년 동안 의료환경이 변하면서 국가 재난병원쪽으로도 추진해보기도 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말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10월까지는 확실한 로드맵을 정할 것"이라며 "첫번째는 공사를 재개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재난병원으로서의 방향이 타당한 건지에 대해 고민해보고 늦어도 연말까지는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맞춤형 인공지능(AI)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다.
윤 원장은 "몇개월 전 AI 도입을 고민했다가 최종적으로 안했던 이유는 AI는 미국에서 의료 상품화 된 것이기 때문이다"며 "그대로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AI는 기술력을 빌리지만 세브란스의 빅데이터가 융합 돼 한국 고유의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한다"며 "최우선 사업으로 선정하고 있지만 5년, 10년을 내다봤을 때 궁극적으로 우리 데이터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AI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윤도흠 의료원장은 이같은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자금 문제도 걱정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사업들이다"며 "동문 기부금도 꽤 있다. 타 병원에서 넘볼 수 없을 정도의 규모인 500억, 1000억원까지도 할 수 있다. 계획 하에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