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전체 요양기관으로부터 청구된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총 1조 5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의원급 의료기관보다 한의원의 청구액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의원급 의료기관보다 한의원에 자동차보험 환자들이 더 찾는 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의원의 자동차보험 청구액에 대한 조정률, 이른바 삭감율은 6%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동차보험 진료비 의료기관 종별 매월 청구액과 조정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과 한의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액이 역전됐다.
심평원이 2013년 7월부터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위탁 수행한 이 후 2015년을 기점으로 한의원이 의원급 의료기관보다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액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2015년 의원급 의료기관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액은 약 2466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한의원의 경우 약 2480억원에 육박했다.
2016년 상반기에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져 의원급 의료기관은 1250억원이었지만, 한의원은 1470억원에 이르렀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및 실손 보험을 적용받아 한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는 환자 수가 늘어났다"고 예상했다.
특히 정형외과 의원 및 병원들의 보험사기 사건도 한의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증가에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정형외과 의원의 보험사기 사건을 계기로 예전과 달리 최근 입원실을 별도로 운영하는 정형외과 의원은 보기가 힘들다"며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 예전에 정형외과 의원을 입원했던 환자들이 한의원으로 이동함으로써 한의원의 자동차보험 환자 수가 늘어났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의원 청구액 급증, 삭감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한의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액 급증과 함께 삭감율도 요양기관 종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의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삭감률은 2013년 6.26%를 기록한데 이어 2014년 5.34%, 2015년 5.44%, 2016년 상반기 6.55%로 나타났다.
심평원 자동차보험 심사 위탁 후 한의원의 평균 삭감율은 평균 5~6% 상회하는데, 일반적인 삭감률이 2%대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자동차보험에 한해 보더라도 의원급 의료기관이나 종합병원의 경우 평균 삭감률이 2~4%인 점을 고려하면 한의원의 삭감률은 비교적으로 높다고 봐야 한다.
심평원 측은 이 같은 한의원의 높은 삭감율에 대해 일부 기준이 맞지 않은 청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심평원 관계자는 "한의원의 구체적인 삭감항목에 대해서는 일일이 확인할 수 없지만, 몇몇 기준에 맞지 않은 청구가 맞지 않아 청구 조정이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의원과 달리 한방병원의 조정률은 최근 들어 2~3%대로 감소했다"며 "최근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한방병원의 진보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문제가 되는 것은 몇몇 병원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땐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