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폐암면역항암제의 약값이, 과연 비용효과적이라 할 수 있을까?
현재 비소세포폐암 항암제 영역에는, 표적치료제인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를 비롯, 이른바 '뜨는 해'인 PD-1/PD-L1 '면역관문억제제'가 신속 승인을 마치며 속속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질문에 대해, 미국 보스턴에 기반을 둔 의료약가경제성평가 비영리단체인 'ICER(Institute for Clinical and Economic Review)'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아니오"라는 답을 내놨다.
환자의 기대여명까지 투입되는 의료비용과 삶의 질 수준을 반영한 '질보정수명(QALY)'을 토대로 약가를 설정했다고 해도, 이들 면역항암제의 비용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개된 보고서에는 총 6개의 항암제가 임상데이터와 함께 비용이 평가됐다.
그 결과,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에서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BMS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신규 진입한 로슈의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은 '대대적인 약가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각각의 면역항암제가 적응증이나 라벨 등에 차이를 보여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QALY 당 기준가격을 10만달러~15만달러로 정했을때 티쎈트릭의 도매인수비용(wholesale acquisition cost)은 47%~62%, 키트루다는 61%~73%, 옵디보는 52%~65%의 가격인하가 합리적이라는 얘기였다.
다만, 보고서는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한 TKI 계열 항암제에 대해서는 "실제 가치보다 가격이 낮다(underpriced)"는 의견을 내놓았다.
TKI 계열 항암제의 경우 QALY 당 비용효과성을 근거로 약 15%의 약가가 평가절하됐다고 밝힌 것.
세팅부터 차이, TKI 계열 '1차옵션' - PD-1 계열 '2차옵션'
이번 보고서에선 TKI 표적치료제와 PD-1 면역관문억제제의 비용효과성 비교는 세팅 측면에 차이를 보였다.
먼저 TKI 계열 항암제는, EGFR 양성인 해당 폐암환자에서 표준치료법인 백금계열 항암화학요법(platinum-based chemotherapy)과 비교해 '1차옵션'으로서 비용효과성을 비교했다.
대상 약물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 및 로슈의 타세바(성분명 엘로티닙), 베링거인겔하임의 질로트립(성분명 아파티닙)이 주인공.
PD-1 면역항암제는 '2차옵션'으로 비용효과성을 따져봤는데, 도세탁셀이 비교군이 됐다. 여기엔 옵디보, 키트루다, 티쎈트릭이 대상이었다.
"추후 검증 필요…확실한 결론 아냐"
이외에도 ICER 보고서에선, "임상적 측면에서 TKI 항암제는 백금계열 항암화학요법보다 내약성이 앞선데다 적어도 동등한 전체 생존율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반면 2차옵션으로 PD-1 면역요법을 이용하는 것에는 환자의 치료반응에 있어 '실질적으로 소수'에서만 검증이 이뤄졌다는 분석이었다.
그럼에도 해당 면역항암제의 비용효과성을 비교하는데 검증작업이 충분치 않아 아직은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최근 진행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비례대표)이 "지난 1년간 생존을 위한 약값이 어떤 논의나 과정없이 2배 수준으로 인상했다"고 주장한 것과도 맥을 같이 했다.
여기서 언급된 것이 '점증적 비용-효과비(Incremental cost-effectiveness ratio, 이하 ICER)'.
이는 '환자가 생명을 1년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약값'으로, 정부가 약가를 산정할 때 치료제의 비용대비 효과를 고려해 수용 가능한 약값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