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국내사

폐암 1차옵션 거머쥔 키트루다…면역항암제 새판

원종혁
발행날짜: 2016-10-27 12:00:32

2차옵션엔 '옵디보'와 달리 제한…향후 PD-L1 발현율 검사 '관건'

엎치락뒤치락 말그대로 '각축전'이다.

그런데 최근, 폐암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양강체제를 구축했던 BMS·오노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MSD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행보가 갈리기 시작했다.

24일(현지시간) 키트루다가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1차옵션으로 적응증을 획득한 것. 현재 폐암 대상 항PD-1 치료제로는 유일한 1차 품목이 됐다.

이번 1차옵션 승인에 관전 포인트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PD-L1 발현율(TPS)이 50% 이상'인 환자로 한정됐다는 부분이다. 라벨 업데이트에 의하면 대상 환자는 EGFR 이나 ALK 유전자변이가 없이 TPS가 고발현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였다.

결국 TPS를 놓고 옵디보와 키트루다의 명암이 갈린 모양새다.

키트루다와 달리 'PD-L1 발현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운 옵디보는 지난 8월 'Checkmate-26' 임상을 통해 'TPS 5%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옵션 가능성을 엿봤지만, 좌절을 맛봤다.

해당 결과에 의하면 옵디보 치료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은 4.2개월로, 비교 대상이었던 백금계열 항암화학요법(platinum-containing chemotherapy) 5.9개월보다 되레 낮았기 때문이다.

MSD 본사 관계자는 "이번 키트루다의 FDA 1차옵션 승인 심사는 당초 12월 24일로 예정됐지만, 이보다 두달 가량 빠르게 결론이 나왔다"면서 "승인의 근거가 된 무작위 3상임상인 Keynote-024 연구에선 폐암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50% 줄이고, TPS가 50% 이상 발현된 환자를 대상으로 사망위험을 40%까지 낮췄다"고 강조했다.

옵디보와 마찬가지로 기존 백금계열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한 Keynote-024 결과에 따르면, 주요 평가변수인 PFS 중간값은 10.3개월로 비교군 6개월보다 앞선게 유효했다.

PD-L1 50% 이상 1차옵션…"2차옵션에도 TPS 발목"

다만 이날, 키트루다의 라벨링 업데이트가 이뤄진 내용을 두고는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도 나온다.

폐암 2차옵션을 놓고선 경쟁약물인 옵디보와 달리 키트루다에 'TPS 1% 이상'인 환자 대상이라는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옵디보보다는 후순으로 밀린 것이다.

제약관계자는 "키트루다의 이번 1차옵션 등극은 비소세포폐암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분명 리딩의 발판이 되겠지만, 키트루다를 투약하기 위해선 PD-L1 발현율 검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올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6)에 참석한 MSD 글로벌 임상개발 관계자는 "해당 폐암 환자의 대부분은 이미 EGFR과 ALK 유전자변이 검사를 시행한다. PD-L1 발현율 검사가 이들에서 특별히 번거로운 검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키트루다의 낭보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 18일에는,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방광암에 승인을 받은지 5개월만에 폐암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이로써 비소세포폐암 2차옵션 시장엔 옵디보, 키트루다에 이어 티쎈트릭이 합류하며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