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의료계까지 뻗쳤다는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의료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압력으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된 김모 성형외과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즉, 서울대병원이 외래교수를 위촉하는 과정에서 성형외과 전문의도 아닌 의사를 성형외과 외래교수로 위촉한 셈이다.
지난 8일 JTBC보도에 따르면 최순실이 다니던 성형외과 원장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 이 과정에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외래교수로 칭하는 진료촉탁의사 혹은 외래진료의사 위촉은 성형외과교실에서 추천, 의과대학 승인을 받아 임명장을 전달한다.
성형외과 전문의도 아닌 의료진을 성형외과 외래교수로 위촉한 것에는 석연치 않다.
하지만 이를 두고 서울대병원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고위관계자는 김모 성형외과 원장을 진료교수로 임명, 2주만에 해촉한 이유는 최순실 씨와 무관하며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했다.
그의 설명인 즉, 서울대병원 강남센터(검진센터)는 종종 해외환자 검진을 진행하는데 해외에서 오기로 한 VVIP환자가 검강검진 이외 안티에이징 효과가 있는 금실리프팅 시술을 원했다.
서울대병원은 금실 리프팅 시술이 가능한 의료진을 물색, 금실 개발 특허를 갖고 있는 김 원장을 찾아 외래교수로 위촉했다.
강남센터 내에서 진료를 하려면 외부 의료진이 할 수 없으니 외래교수 위촉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왜 2주만에 해촉했을까.
김 원장은 외래교수 위촉 후, 금실 리프팅 시술을 못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오면서 더 이상 외래교수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해촉했다.
김 원장과 연관있는 의료기기업체와 거래를 한 것 또한 금실과 관련이 있다.
해당 의료기기업체는 금실 제작 업체로 검진 수검자들의 수요를 감안해 강남센터가 자체적으로 금실 납품을 추진하려고 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서창석 병원장은 최순실 씨를 만난 적도 없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의혹으로 거듭 정치적인 사건과 연결돼 난감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비성형외과 전문의를 위촉한 것에 대해서도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모 교수는 "사실 성형외과 외래교수라고 반드시 성형외과 전문의일 필요는 없다"면서 "해당 분야 임상 경력 등을 통해 위촉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봤다.
그는 이어 "최순실 게이트와 서울대병원 외래교수 위촉 건을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비성형외과 전문의라도 필요하다면 외래교수로 위촉할 수는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