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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8년차 양산부산대병원 폭풍성장 비결은 '조직문화'

박양명
발행날짜: 2016-11-14 05:00:58

노환중 원장의 긍정 리더십 "원장-직원 간 정서 공유·행정 단순화"

인문학부터 의학, 미술, 에세이, 요리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이 책상 한편에 쌓여있다.

양산부산대병원 노환중 원장(57)은 이 책들에 직접 메시지까지 써서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노 원장은 이 작업을 위해 2~3개월에 한 번 씩은 서점을 찾아 직접 책을 선정해 읽어본다. 약 2500명의 직원 생일, 노 원장은 직접 쓴 메시지를 담아 책을 선물한다. 1년 365일을 놓고 계산해보면 매일 평균 6~7명의 직원에게 자신의 마음을 직접 담고 있는 것이다.

노환중 원장의 책상 한쪽에는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전달할 책들이 쌓여있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원장과 직원이 정서적으로 닿아 있어야해요. 자신의 이름이 쓰인 책을 선물 받으면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는 목소리가 많았어요. 이런 마음은 병원을 위해 단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죠. (책 선물은) 부서마다 돌아가면서 밥 한끼 같이 먹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노환중 원장은 병원 성장 비결 1순위로 직원들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미쳐서 자발적으로 따라오는 '조직문화'를 꼽았다. 책을 선물하는 것도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그의 노력 중 하나인 것이다.

양산부산대병원은 2008년 개원 후, 2014년 상급종합병원에 진입까지 요양급여비 규모로만 봤을 때는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2012년 1257억원으로 43개 상급종병 중 하위권인 28위에 있다 2013년 23위(1410억원), 2014년 21위, 지난해 12위(1885억원)로 껑충 뛰었다. 본원인 부산대병원(15위)보다도 높은 순위다.

지난해 4번째 원장으로 양산부산대병원을 이끌게 된 노환중 원장은 가장 먼저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집중했다.

그는 "기존 유명무실한 팀이었던 고객관리(CS)팀을 부활시키고 인력을 대거 보강했다"며 "CS팀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고객만족 및 환자경험관리 관련 교육을 통해 사내강사를 양성, 임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강사가 된 직원들은 다시 다른 직원들을 교육하는 과정을 거쳐 전 직원이 고객 관리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양산부산대병원은 이달 말 CS향상팀이 주최한 교육을 이수한 직원 22명을 환자경험관리리더로 임용할 계획이다.

병원 로비
노 원장은 또 행정처리 과정도 보다 단순화했다.

그는 "밑에서 행정 건의를 하면 원장한테 전달되기까지 너무 느려 의사결정 과정을 보다 간단하게 만들었다. 중간 불필요한 과정을 없앤 것"이라며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양산부산대병원의 태생 자체가 젊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수십년 전통을 가진 국립대병원에서 쌓여온 관습들이 답답해 변화를 꿈꾸는 젊은 바람이 양산부산대병원으로 모였기 때문에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노 원장은 "양산부산대병원 준비단계부터 시니어 교수보다는 30대 중후반의 부교수, 조교수가 많이 왔다"며 "개원 8년차를 맞은 병원에서 40대 중후반이 됐다. 의사로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나이가 42~58세 정돈데 그런 나이가 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숙기에 오른 교수들도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건의하고 이를 빠르게 적용하다 보니 병원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략은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 브랜딩하기"

조직문화를 바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오게 만들었다면, 이제 리더는 전략전술을 잘 세워 병원을 발전시켜야 한다.

노 원장은 양산부산대병원을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 브랜딩 하기로 했다.

그는 "개원 초부터 전략적으로 선택해 집중한 전문영역은 정착기를 지나 이제 성장기로 들어섰다"며 "간 이식 등 각종 장기이식수술, 소아심장과 선천성 질환 같은 신생아 수술, 혈관수술, 관절수술 등 난이도가 높은 질환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은 외부 의료기관이나 내과에서 의뢰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이를 바꿔 말하면 병원의 평판이 좋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양산부산대병원을 찾는 환자의 60%는 양산을 비롯해 밀양, 김해, 거제도 같은 경상남도 각지에서 오고 있다.

그는 "한 달에 수술을 80~90개 정도 하는데 병원 규모에 비해서 절대 많이 하는 게 아니지만 난이도 있는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수술 성적을 갖고 있는 만큼 환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직원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미쳐 자발적으로 따라오게 한 후, 전략전술을 잘 세워 이긴다'라는 그 만의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는 노환중 원장이 꿈꾸는 미래는 어떨까.

대학병원의 미래는 '연구'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는 "대학병원이 앞으로 가져가야 하는 분야인 연구 부분이 아직 미흡하다"며 "연구의 핵심은 중개연구에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암을 비롯해 각종 난치병의 새로운 치료를 위한 임상 중개연구를 활발히 해 미래지향적 대학병원의 모습으로 의생명 연구를 주도할 것"이라며 "2년 안에 산학융복합센터와 의생명연구동 같은 연구기반 시설을 완공해 고부가가치 산학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