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가 비뇨기과 의사로 둔갑해 환자를 진찰하고 진료기록부를 썼다. 의사는 간호조무사에게 인센티브까지 주면서 이를 묵인했다.
인천지방법원 형사 7단독(판사 이학승)은 최근 인천 Y피부비뇨기과의원 간호조무사 김 모 씨와 의사 주 모 씨에 대해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했다.
간호조무사에 대해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만원, 사회봉사 80시간을 의사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 형을 내렸다.
김 씨는 포경수술 등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매월 급여 200만원과 수당 2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주 씨는 수술환자가 있으면 수술비의 7~10%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하고, 김 씨에게 부원장이라는 직함까지 줬다.
김 씨는 수술실과 연결된 상담실에 책상, 의사, 성기보형물을 갖춰놓고 부원장 명패를 놓은 다음 의사 가운까지 입고 환자를 진찰했다.
간호조무사와 의사는 2012년 7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11회에 걸쳐 환자 11명을 진료했다.
일례로 김 씨는 환자 성기의 귀두와 음경 부분에 대체진피를 주입하는 행위와 이마 부분에 필러를 주입하는 행위 등을 한 후 진료내용을 진료기록부에 썼다.
김 씨는 포경수술을 받으러 온 환자에게 하의를 벗게 해 성기를 살핀 후 수술실로 데려가 수술용 침대에 눕게 한 다음 상체를 고정시키고 몸을 수술용 천으로 덮는 등 진료행위를 했다.
김 씨와 주 씨는 "간호조무사는 의사의 진료행위를 보조했을 뿐 공모해서 무면허의료행위를 영리목적으로 한 사실이 없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씨는 비슷한 범행으로 고액 벌금형을 2번이나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범행이 상당기간 걸쳐 이뤄진데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호조무사는 의사 관여 없이 혼자서 수술 예정부위를 살펴보고 수술 관련 질문을 한 후 수술여부를 결정했다"며 "환자들은 내원 후 한번도 의사를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실에서 수술을 위한 대기를 했다"고 판시했다.
또 "간호조무사는 시진 및 문진 방법으로 수술 여부 판단을 위한 진찰을 했다고 봐야 하고 이런 행위는 간호조무사가 행할 수 있는 간호업무 보조나 진료보조 업무 범위를 초과하는 것"이라며 "의사의 지시나 위임이 있었더라도 간호조무사가 독자적으로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