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국내사

매출 하락세 '루센티스'…구원투수 '병용 카드' 좌초

원종혁
발행날짜: 2016-12-14 05:00:41

아일리아 경쟁에 매출 11% 급락…'포비스타' 병용 임상 '불합격점'

엎친데 덮친격이다. 매출 하락세에 접어든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가 병용카드마저 고배를 마셨다.

안과용제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는 노바티스가, 기대주로 떠오른 포비스타(Fovista)에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를 섞는 3상임상에서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AM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후기임상에선, 오히려 루센티스 단독요법보다 치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옵토텍(Ophthotech)이 개발 중인 포비스타와 루센티스의 병용전략은 2건의 3상임상에서 평가됐다.

노바티스는 "이번 임상에서 포비스타 병용전략은 루센티스 단독요법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대주 '포비스타'는 어떤 약?=노바티스는 2년 전, 개발사인 옵토텍과 미국외 지역에서 포비스타의 라이선스 계약을 10억 달러에 체결한 바 있다

포비스타에 쏠린 관심, 이유는 뭘까. 향후 3년내 황반변성 치료제로 블록버스터 반열에 등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미국 GBI 리서치가 최근 공개한 '2022년까지의 글로벌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Global Ophthalmology Drugs Market to 2022)' 보고서에서도 포비스타는 주요 제품군으로 거론됐다.

"포비스타가 각국 규제당국의 허가를 취득하면 연 23억불 내외의 매출을 올리면서 시판 3년 이내 블록버스터 드럭 반열에 올라설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치를 내놨다.

승인이 기대되는 2017년에는 첫해에만 1억2천만불 정도의 실적을 기록한 뒤, 2022년까지 연평균 52.4%에 달하는 고속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국내 황반변성치료제 시장도 2012년 200억원에서 2013년 270억원, 2014년 400억원, 작년 430여억원 규모로 매년 몸집이 커지는 상황이라, 등장부터 관심을 끌었다.

▲루센티스 매출 하락세, 반등 가능할까=결국 기대를 한몸에 받는 포비스타와의 병용전략을 통해 감소세에 접어든 루센티스의 매출에 '반등'을 노리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결과는 실패였다.

해외소식통에 따르면 "루센티스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번 임상으로 통해 병용전략 카드를 제시했다는데 일부 긍정적인 평가는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결과가 부정적이었다는데, 노바티스보다 포비스타를 개발한 중소제약사인 옵토텍에게도 분명 악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상 실패 소식이 전해지자 노바티스의 미국 주가는 0.3%가 떨어졌는데, 노바티스는 "효과가 입증된 루센티스 단독요법에 포비스타를 추가하는 전략에는 이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추후 옵토텍과 협력해 이번 임상결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약물 'RTH258'의 3상임상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해당 임상 결과는 2017년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9월까지 루센티스의 매출은 상황이 좋지 않다. 작년에 이어 미국외 지역에서만 매출 11%가 급락했는데,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추격이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국내에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황반변성 치료제시장에 먼저 진입해 선점효과를 누렸던 루센티스는 바이엘코리아의 아일리아에 발목을 단단히 잡힌 모양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EDI 청구실적(삭감 미반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일리아는 올해 상반기에만 114억 9100만원의 청구액을 기록하며, 123억 2200만원의 루센티스와는 격차를 더욱 좁혔다.

한편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억제제 주사제로 아일리아와 루센티스가 급여를 받은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는 전 세계 2500만명으로 추산되며, 조기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현재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모두에 급여를 받은 VEGF 억제제 주사제는 아일리아와 루센티스가 대표적인 품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