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인 로슈, 노바티스, 아스텔라스제약 등이 2상임상에 돌입하며 후발주자로 승차한 상황에서 바이오젠이 가장 먼저 승기를 잡았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젠의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이하 SMA) 치료제 '뉴시너센(nusinersen)'을 최종 승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시장에선 '스핀라자(Spinraza)'란 제품명으로 선을 보일 예정.
환자의 척수액에 스핀라자를 주입해 문제가 된 단백질의 수치를 올려주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신속심사 대상약물로 지정된 스핀라자의 허가과정은 말그대로 쾌속행보였다. 지난 10월말 허가신청서가 접수된지 두 달이 채 안 걸려 승인을 따낸 것이다.
관건은 해당 질환엔 첫 치료 옵션이라는 대목이다. 유전적 원인에 따른 영유아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SMA를 타깃한 치료제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셈.
특히 만 명의 신생아 중 한 명꼴로 SMA가 보고되는데, 스핀라자의 적응증은 "질환의 중증도에 상관없이 전체 SMA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을 거머쥐었다.
▲"내년 1월 주목" 바이오젠 첫 깃발, 로슈 및 노바티스, 아스텔라스 등 후발경쟁 돌입
이번 허가를 받은 스핀라자는 아이오니스(Ionis Pharmaceuticals)가 개발해 판권은 바이오젠에 있다.
FDA 신경과용제 승인담당자는 "SMA 환자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증상을 보이는 유형은 소아에서 발생하는 SMA나 제1형 SMA를 꼽는데, 이들은 실제 두 번째 생일을 맞기도 전에 사망한다"면서 "이러한 중증 질환에 첫 치료제가 승인을 받았다는 것엔 매우 환영할 만 하다"고 반색을 표했다.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RBC캐피탈은 스핀라자의 연간 예상매출액이 20억 달러(2조4100억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평가했다.
때문에 스핀라자의 뒤를 쫓는 경쟁도 치열하다.
로슈가 트로포스(Trophos)와 협력해 올레소짐(olesoxime)을, 아스텔라스제약이 CK-2127107, 노바티스가 BVS857 및 LMI070을 가지고 2상임상을 시작하며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스핀라자 론칭, 신임 CEO 첫 실적으로 잡히나?=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스핀라자의 출시가 바이오젠 신임 CEO 취임에 맞춰졌다는 분석이다.
바이오젠은 내년 1월 6일, 현 조지 스캔고스(George Scangos)를 대신해 미셸 부나초스(Michel Vounatsos)를 신임 수장으로 내정했다.
바이오젠은 "뉴시너센의 주요 임상연구 결과에선 운동신경의 개선과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며 드라마틱한 치료효과를 입증했다"며 "더욱이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유전적 장애를 유아에서 질환의 중증도에 상관없이 성공적인 임상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먼저 승인이 난 미국의 경우 SMA 환자가 9000명 정도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집계되는 상황에서, 이들에 생존기간을 늘리고 삶의 질을 올릴 것으로 바이오젠은 전망했다.
한편 SMA는 척수의 운동신경 뉴런(SMN) 단백질이 결핍되면서 생기는 유전성 질환의 일종이다.
근위축과 근력 약화가 지속되면서 결국엔 호흡이나 음식물을 삼키는 기본적인 근육 사용에도 장애가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