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의료계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의-정이 추진 중인 보건의료 정책 및 제도에 걸림돌이 된 것이 안타깝다. 실장 직을 수행하면서 정부와 의료계 신뢰 구축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실장(51)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임기 중 역점을 둘 보건의료 정책 핵심 가치를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5일 일반직 고위공무원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을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신임 김강립 실장은 강원 철원 출생으로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33회로 복지부에 입사해 보건의료정책과장, 보건산업정책국장, 보건의료정책관 등 보건의료 핵심 부서장을 두루 거쳤다.
그는 지난해 9월 보건의료정책관으로 발탁된 이후 15개월 간 의-정 협의를 총괄하면서 입원전문전담의사(일명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과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 전문평가제(동료의사평가제) 시범사업 등 의료정책이 보험정책을 이끄는 정책기조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강립 실장은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해야 할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만성질환 관리 및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피력했다.
김강립 실장은 "만성질환 관리제는 동네의원이 기능에 맞는 역할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의원급이 가장 잘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기능과 영역이 무엇인지 숙고해야 하는데 그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만성질환 관리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어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으로 사실상 의료단체 자율징계권이 이미 시작됐다. 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징계 양형을 결정해 복지부에 전달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그대로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라며 "대중언론 일각에서 비판 목소리도 있으나 전문가평가제는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소신있는 정책을 예고했다.
의료정책 한 축인 보건의료산업 수출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김강립 실장은 "다른 분야 수출은 모두 저조한데 올해 3분기 보건산업은 20% 성장했다. 의료기관과 제약, 의료기기, 화장품 등 보건의료 산업을 적극 육성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하고 "보건산업 해외진출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보고된 제2차 상대가치 개편방안에 대한 입장도 설명했다.
김강립 실장은 "2차 상대가치 개편방안을 보고 받았다. 실무진에게 3차 상대가치 개편방안을 조기에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대상은 진찰료와 입원료가 될 것이다"라면서 "현 진찰료와 입원료가 적정한지 의문이 든다. 일본의 경우, 초진이 재진보다 훨씬 높다"면서 저수가 근본원인인 진찰료 수가조정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김 실장은 "진찰료와 입원료에 다양한 종별, 직군별 행위가 녹아있는데 이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 1차와 2차보다 빠르게 3차 개편방안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료계와 신뢰구축을 임기 중 가장 큰 역점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강립 실장은 "전문가평가제와 만성질환 관리제 등으로 시도의사회 등 현장을 돌면서 의료계와 신뢰회복을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했지만 의-정 간 신뢰가 떨어지면서 국민 신뢰도 역시 떨어졌다"고 말하고 "전문가평가제의 경우, 의사들 자신들의 권위를 지킬 수 있는 방안으로 국민 신뢰 히복이 좋은 수단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보건의료 정책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 시도의사회 순회 간담회를 통해 재확인했다. 앞으로 보건의료계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현장 중심의 정책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김강립 실장은 끝으로 "복지부에 입사한 지 27년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보건의료 등 사업부서 중심으로 돌았다. 이제 야전사령관으로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돌파 해 나가겠다"면서 "장관도 임명장을 주면서 실무에서 멀어지지 말고 현장에서 뛰라고 당부했다. 보건의료 정책을 위해 현장 중심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