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 8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는 전공의특별법에는 우려감을 드러냈고, 비급여 가격 공개 의원급으로 확대, 비정상적인 의료전달체계에 대해서는 분노했다.
"전공의 없어 병원 안 돌아간다는 우는소리 이제 그만"
(편집자주) "밤을 새워서 하루에 몇백 명씩 환자를 봤다고 수련을 잘 받은 것일까?" 어느덧 선배 의사가 된 용감한 의사들은 수련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고정관념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전공의가 할 일이 펠로우한테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오산유니콘(40대, 산부인과 전문의)=우리나라는 응급실에서 하루에 300명을 봐야 전문의인 것처럼 되는 환경이다. 밤을 새워 환자를 100명 봤다고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문제다.
수련병원은 교육이 먼저여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수련병원을 하려면 환자가 올 때부터 레지던트가 진료할 수 있다는 것을 공개해야 한다. 교수가 좋고 시스템이 좋아야 한다. 교육할 자신이 없는 병원은 전문의 병원을 하면 된다.
최근 설명의무법이 통과돼 전공의가 위축되는 상황이라는 뉴스를 봤다. 이 걱정을 왜 전공의가 하고 있어야 하나. 수련병원이니 전공의가 수술하고 있다고 솔직히 말하고, 수술할 사람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목동몽키(30대, 가정의학과 전문의)=수련 시간이 3년으로 단축된다고, 80시간이 된다고 부족한 게 아니다. 그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수련 받는 입장에서는 누구에게 어떤 것을 배우냐는 것인데 교수들이 그만큼 신경 써주지 않는 게 현실이다. 어느 병원을 가더라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는 게 중요하다.
인천초코(40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병원에서 전공의를 뽑으려고 하는 이유가 뭔지가 중요하다. 전공의가 어떡하냐고 하는데, 그럼 망해야 한다. 전공의에 의존하지 않고 전문의만으로 병원 운영이 안되면 그 병원이 망해야 한다. 그래야 수가도 바뀐다.
목동몽키=맞다. 전공의 없어서 병원 안 돌아간다고 우는소리하면 안 된다.
수원카우(40대, 가정의학과 전문의)=문제는 전공의 근무 시간이 단축되니까 펠로우 업무 부담이 늘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기류를 느꼈다. 사실 내과 수련기간 3년 단축은 전공의의 획기적인 근무 개선보다 펠로우 기간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 스페셜리스트 입장에서 봤을 때는 수련기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일단 내과에 들어간 이상 세부전문의가 하고 싶지 누가 중간에 나오고 싶겠나.
노비가 전공의에서 펠로우가 됐다. 시급히 구제해야 할 계층으로 바뀌었다.
강북팬더(30대, 대학병원 전임의)=사실 펠로우들도 대표하는 단체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쉽지 않다. 펠로우는 교수를 하겠다, 더 배우겠다는 등의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 교수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그 세계가 좁고 사제지간에 매여 있다.
목동몽키=전공의도 사제관계를 깔고 있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전공의협의회가 있다. 펠로우는 조금 더 가까운 사제관계일 뿐이지 않나.
수원카우=결국 펠로우도 정규직 의사로 만들어야 한다. 정규직이 돼야 신분이 보장되고 임금, 노동시간을 주장할 수 있다. 불안한 미래에 저당잡혀 후배한테 시키지도 못하고, 위에 뭐라고도 못하는 신분이 돼버렸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해결방안은 주치의제? "글쎄"
(편집자주)=무너진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비관은 빠질 수 없는 주제. 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바뀌어야 하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
인천초코=대학병원은 박리다매식으로 수술을 많이 해버리고 건강검진, 고혈압도 한다. 개원가는 미용으로밖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6개월, 1년치 약 주는 것을 못하게 해야 한다. 6개월에 한 번씩 병원 오라고 해서 지방 환자 다 끌어들이고 있다. 1년에 두 번만 서울에 와서 양손 가득 약을 들고 가면 된다. 환자들은 큰 병원에 아무 때나 입원할 수 있는 프리패스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문전약국만 이익 보는 구조다. 경증질환자에게는 3개월 이상씩 약을 주면 안 된다.
오산유니콘=처방일 문제는 심각하다
인천초코=처방일수를 낮춰서 2~3개월에 한 번씩 봐야 한다면 1차 의료기관으로 보내든지 해야 하는데 환자를 다 쥐고 있다. 대학병원은 조금만 중증 환자를 봐도 수익이 보장되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아카데믹한 것을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저수가는 대형병원들이 문어발식 성장에만 몰두하게 만들고 있다.
수원카우=대안으로 주치의제가 나오고 있다. 주치의제가 꼭 필요하긴 하다. 우리나라 의료는 질병을 보지 환자 자체를 보는 게 아니다.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 현실이 안되기 때문이다. 3분을 봐도, 30분을 봐도 1만5000원이다. 그러니 엉뚱한 얘기가 나오면 넘어가버린다. 배가 아파서 온 환자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냥 소화제만 주고 마는 것이다. 환자 히스토리를 알고 있는 의사는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치의제 도입이 힘들다. 전문의가 태반이라 현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강북팬더=빅데이터, 인공지능(AI), 원격의료 흐름도 무시할 수 없다. 의사 존폐 문제가 달려있다. 전 세계 의료 판세를 바꿀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대형병원과 개원가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비급여 진료비 공개 확대, 하향평준화 지름길"
(편집자주) 비급여 진료비 공개 확대라는 주제가 던져지자 일동 큰 한숨과 함께 "기분 나쁘다"라고 입을 모았다.
오산유니콘=(가격이) 하향평준화될 것.
강북팬더=필수의료도 아니고, 개개인의 선택에 의해서 하는 것도 많은데 이것마저도 공개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위한다기보다는 의사를 옥죄는 것 아닌가.
인천초코=결국 급여로 가기 위한 단계에 가격을 최대한 다운시켜 놓겠다는 소리지 뭐.
수원카우=옆 의원 원장이 5000원 싸게 하면 1만원 더 내려야지 환자가 올 것 아닌가. 그럼 결국 급여보다 더 내려갈 것이고 정부가 급여화를 고민할 필요도 없어지는 것이다.
원가 이하로 진료를 봐야 하는 현실을 만회하기 위해 비급여를 하고 있다고들 말한다. 꼭 비급여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패키지처럼 환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비급여도 있다. 비급여 가격이 공개되면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인천초코=정신건강의학과 교과서를 보면 환자한테 비용을 얼마 받는 게 적정한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적정 금액을 받으라는 게 답이다. 싸게 비용을 받으면 의사가 환자를 비용 수단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환자한테 화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소리다.
면담을 30분 하고 10만원 내는 사람과 1만원 내는 사람에 대한 의사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과도한 금액은 문제가 있지만 비급여가 공개되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용감한 의사들이 기다리는 새해 뉴스는?
수원카우=조금이라도 (환자 상태를) 나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의사가 어딨겠나. 최선을 다했지만 최선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의사에게 책임을 강제한다.
인천초코=비행기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해 의사를 찾는 상황에서 선뜻 못 나갈 것 같다. 환자가 무사하다면 다행이지만 혹시 잘못됐을 때 법적 책임까지 받는다고 하면 누가 나서겠나. 최선을 다했을 때 의사가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방어장치가 돼 있어야 하는데 요즘 사회 분위기나 법들은 의사들을 방어진료하게 만든다.
오산유니콘=빅5 병원, 수련병원 자격 취소! 전문의만 있는 병원으로 새 출발.
강북팬더=자기 이득만 생각하고 와해돼 있는 의료계에 유능한 지도자 출현. 양보하고 통합하는 사회를 만들자.
수원카우=의학육성법안, 300대 0으로 국회 통과! 의사가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좀 돼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