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이 잦을수록 치매 위험도가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희의료원에서 주관하는 보건복지부 지정 2형 당뇨병 임상연구센터(KNDP) 우정택, 이상열 교수 연구팀은 노인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과 치매 등의 인지기능장애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KNDP 코호트 대상자 중 60세 이상의 저혈당증이나 인지기증장애 병력이 없는 사람 1975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대상자들의 임상경과 판정을 위해 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연계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관찰 기간은 약 3.4년이었으며, 이 중 118명의 대상자에서 심한 저혈당이 발생했다.
저혈당을 경험하지 않았던 대상자에서 1000인년당 약 6.8건의 치매가 발생했던 반면 심한 저혈당(70mg/dL 이하)을 경험한 대상자에서는 1000인년 당 약 18.3건의 치매가 발생해 치매 발생 위험이 약 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도의 증가는 다양한 임상 변인을 통제한 이후에도 계속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저혈당은 의학적으로 통상 혈장 포도당 70mg/dL 이하인 상태를 의미하며 당뇨병이 없는 정상인에게서 저혈당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혈당강하제 혹은 인슐린을 투약 중인 일부 당뇨병 환자들에서 다양한 원인에 의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심한 저혈당이 발생하면, 의식저하나 쇼크 등으로 인해 심혈관질환의 발생률, 그리고 이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일부 연구에서 저혈당이 치매 등 각종 인지기능의 저하와도 관련되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지만 아직 한국인에서 이에 대한 정확한 인과관계를 살펴본 연구 결과는 거의 없었다.
이상열 교수는 "저혈당은 당뇨병 관리에 있어서 고혈당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라며 "당뇨병 환자들의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정상에 가깝도록 혈당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엄격하고 철저한 혈당 관리만을 강조할 경우 저혈당으로 인한 또 다른 합병증 발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당뇨병 분야 국제학술지 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