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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절차 자동개시 시행과 관련해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17-02-06 12:00:55

최승만 변호사의 '의료와 법 사이'


작년 11월 30일,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자동 개시되는 내용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으로 칭한다)이 시행되었다.

기존의 의료분쟁 조정절차는 신청서를 받은 후부터 14일 이내에 피신청인인 의료인이 거부하는 경우 신청이 각하되어 조정절차가 바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의료분쟁 자동개시 제도의 시행으로 사망이나 중증장애 중 일정한 사유에 대하여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자동 개시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료분쟁 자동개시 제도에 대하여 그 동안 의료계에서 많은 의견이 있었으나, 위 제도가 시행된 이상 그 내용에 대하여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우선 모든 의료사고의 경우에 의료분쟁 자동조정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니다. 의료분쟁조정법 상 자동조정절차가 개시되는 사유는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의 장애등급 1급을 판정받은 경우만으로 한정하고 있다.

의료사고로 장애등급 1급 판정을 받았더라도 기존장애 또는 장애부위와 합산하여 판정받은 경우라면 자동조정절차가 개시되지 아니하는 의료사고에 속하게 된다.

한편, 신청인이 조정절차 신청 전에 의료법에서 정하고 있는 의료인에 대한 폭행, 협박, 진료방해 및 의료기기 등에 대한 파괴행위와 형법상 업무방해의 행위를 한 경우, 거짓된 사실관계로 조정신청을 한 것이 명백한 경우는 피신청인인 의료인 측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위 사유를 이유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자동조정절차는 각하되게 되어 의료조정절차는 바로 종료하게 된다.

실제 의료사고를 주장하는 환자 측에서 병원 앞에서의 1인 시위, 진료 방해 등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중 장애라고 하더라도 자동조정절차는 개시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환자 측에서 의료분쟁 발생 시 피해 보상을 목적으로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거나 진료방해를 하는 등 일체의 의료방해 행위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 동시에 위와 같은 의료방해 행위에 대하여 녹취, 촬영 등을 통한 증거확보가 필요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의료분쟁 조정 자동개시 제도의 시행으로 앞에서 언급한 사유가 발생하게 되면 의료인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으로 의료사고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존의 경우 환자의 사망, 중장애가 발생한 경우라도 변호사의 상담 등을 통해 병원의 의료상 과실이 매우 의심되는 경우에 소송을 진행하였는데, 이제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안 되기 때문에 의료소송화 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국 의료인이 환자에 대하여 소극적 내지 방어적 진료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므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의료분쟁 조정 자동개시 제도가 시행된 이상 이에 대한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의료인 입장에서는 진료기록을 더욱 상세하게 작성하고,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사진 등의 자료도 남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현행 의료분쟁조정법상의 의료분쟁조정절차 자동개시 제도가 기존에 시행되었던 제도보다 의료인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많아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제도가 시행된 만큼 의료인들이 의료분쟁조정절차 자동개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진료기록 등을 더 상세히 기록하는 등 병원 시스템을 점검한다면 현 제도의 시행이 의료인의 진료행위에 있어 큰 장애 요소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