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경구용항응고제(NOAC) 가운데 유일하게 '관상동맥질환(CAD)'과 '말초동맥질환(PAD)'에 주요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내놓으면서, 독주체제 굳히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해당 내용을 담은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의 COMPASS 후기임상 결과는 지난 8일 공개됐다. 아스피린에 더해 자렐토는 심혈관 사망 및 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심혈관이상반응(MACE)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작년 10월 아스트라제네카의 항혈전제 브릴린타(성분명 티카그렐러)가, PAD 환자를 타깃삼아 주요 심혈관질환의 혜택을 따져본 EUCLID 임상에서 '쓴맛'을 봤다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 가지가 더 있다. COMPASS 연구는 CAD 또는 PAD 환자 2만7000여 명이 참여한 최대규모 글로벌 3상임상으로, 내년 3월 임상을 끝마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들 환자에서 일찍이 MACE 예방효과를 입증하면서 연구가 조기 종료된 것. 바이엘 입장에선 결국 남은 1년 이상의 시간과 비용을 아낀 셈이다.
바이엘은 "CAD와 PAD의 유병률은 미국내에만 천 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된다. 또 전 세계 55세 이상의 성인 중 약 20%는 PAD라는 조사결과도 연구의 중요도를 시사한다"면서 "여기서 해당 시장을 타깃한 NOAC 제제는 자렐토가 유일한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COMPASS 3상, CAD와 PAD 타깃한 유일한 NOAC 제제
연구팀은 "CAD와 PAD 환자들은 언제나 치명적인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달고 산다"면서 "리바록사반은 이들 고위험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NOAC 옵션으로 근거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결과 발표를 1년 앞당긴 자렐토의 COMPASS 연구는 어땠을까.
COMPASS 연구는 전 세계 30여 개 국가의 해당 질환자 2만740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리바록사반2.5mg(1일2회)+아스피린100mg(1일1회) 투약군과 리바록사반5mg(1일 2회) 단독 투약군, 아스피린100mg(1일1회) 단독 투약군으로 무작위 분류됐다.
그 결과, 세부내용까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렐토의 우월성을 살펴보기 위한 MACE 예방효과를 충족시킨 것이 임상 조기 종료의 근거가 됐다고 전했다. 세부내용은 올해 학회에서 발표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혈전제 EUCLID 임상, PAD 환자에 혜택 놓고 고개 '갸웃'
경구용 항응고제 자렐토의 이번 결과는 작년 하반기 발표된 '브릴린타'의 EUCLID 임상과도 비교가 된다.
EUCLID 임상 역시 28개국 1만3885명의 PAD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CV) 아웃콤을 따져봤다. 여기서 말초동맥질환 시장을 넘보던 브릴린타는 클로피도그렐 대비 혜택 입증에 실패했다.
특히 브릴린타90mg은 PAD 환자에서 혜택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비교약물인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일차 평가변수였던 심혈관 사망 및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의 죽상혈전성 사건의 첫 발생까지 걸린시간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관계자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와 심근경색후 증후군(post-myocardial infarction) 환자에서 입증된 브릴린타의 혜택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번 EUCLID 결과에 대해선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NOAC 제제는 기존 와파린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만 보험급여가 적용됐지만,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비판막성심방세동(NVAF) 환자 중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SPAF) 위험이 높은 환자의 1차 치료시 건강보험이 확대됨에 따라 종합병원 및 1차 의료기관에서도 NOAC으로 처방양상이 넘어가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은 자렐토 독주에 이어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와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