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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NIH 노벨상 수상자 배출, 꿈은 이뤄진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7-02-17 05:00:44

국립보건연구원 박도준 원장

"성과를 재촉하지 말고 2~3년 기다려주면 지금 인력풀과 연구역량으로 질환 연구와 예방 성과에 부응하겠다."

박도준 원장.
국립보건연구원 박도준 원장(57, 내과 전문의)은 지난 15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성과지향적인 정부 속성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같이 밝혔다.

박도준 원장은 서울의대 졸업(1985년) 후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암병원 갑상선센터장을 거쳐 2016년 4월 국립보건연구원장에 취임했다.

박 원장은 "3년 임기 중 10개월이 지났다. 미국 NIH(국립보건원)에서 7년간 연구한 경험한 국립보건연구원에 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미국 NIH 출신 의료인력이 노벨의학생리상을 다수 받았다. 노벨상을 받을 때가 되면 유명 대학에서 스카웃한다. 그래서 NIH 출신이나 수상 당시 대학 소속이 대부분이다"라고 전하고 "국립보건연구원도 우수한 인력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연구기능을 수행하고 다른 기관으로 가는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연구의 질을 넓히는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비정규직 연구원 문제도 소신을 피력했다.

박도준 원장은 "대학병원으로 치면 전임의와 같은 개념이다. 비정규직 연구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 곤혹스럽다. 공무원 급여체계로 정규직 연구원을 확보하는 것이 더 힘들다. 젊은 연구자를 키워낸다고 의미로 봐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감염병센터와 면역병리센터, 생명의과학센터, 유전체센터를 중심으로 정원 541명에 정규직 151명, 비정규직 390명으로 비정규직 대다수가 연구원이다.

오송에 위치한 국립보건연구원 전경.
재밋는 사실은 박도준 원장을 비롯한 의사 출신 연구자는 4명에 불과하다는 점.

박 원장은 "예산은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 인력이 부족하다. 진료경험이 중요한데 공무원 급여체계로 의사 연구원을 채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도준 원장은 특히 "질환 연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은 국립보건연구원 뿐이다.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곳으로 연구비를 투자할 수 있다"면서 "연구원의 잠재 성장 가능성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주목하는 분야는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와 유전체연구소 건립이다.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는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평가를 통과한 상태로 5년간 650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기본설계를 시작으로 2021년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가동돼 현재 진행 중인 두창(3세대), 탄저, 결핵(차세대 백신), 대유행 감염병, A형 간염 등 원천기술 개발과 국내 제약사 협업을 통한 공공백신 개발이 예상된다.

유전체연구소 건립은 보다 방대하다.

10년간 5000억원 예산 수주를 목표로 현재 예비타당성을 다시 신청하 상태이다

박도준 원장은 "예산부처 입장에서 비용효과성을 보면, 당장 보이지 않은 질환 연구와 예방에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딜레마일 수 있다. 그렇지만 백신주권과 맞춤의학을 위해 연구해야 하고, 지원 여부는 정치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병에 너무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인플루엔자와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질환 연구는 지속해야 한다"며 임상의사로서 신념을 피력했다.

박도준 원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미국 NHI와 같은 연구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지닌 보건연구원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NIH 연구원 연구 모습.
그가 이같이 자신하는 데는 연구원의 성장 가능성을 자신하기 때문이다.

최근 5년(2011~21015년) SCI 논문 수는 280편, 특허등록은 69건(해외 6건 포함), 기술료는 7건이다.

박 원장은 "대학병원 교수들이 안식년 때 외국 대학에 가지 말고, 연구원에 와서 감염병과 유전체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비했다. 감염학회와도 의견조율 중으로 보건의료연구원 만한 연구기반을 갖춘 곳은 없다"고 자신했다.

박도준 원장은 끝으로 "나는 언제든 돌아갈 곳이 있는 왕복티켓(서울대병원 복귀 의미)이 있다. 연구원들이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지 않도록 외풍을 막는 데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고 의료계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올해 제2차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기술개발 추진전략 수립을 비롯해 희귀질환관리법 제정에 따른 희귀질환 관리사업,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 활성화 등을 중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