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병·의원
  • 개원가

60% 제자리 맴도는 보장성…타개책은 '실손 규제'

박양명
발행날짜: 2017-02-22 12:19:24

급여구조 네거티브로 전면 개편…건강보험하나로운동 재등장

수년간 60%대에 머물러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급여등재 방식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급여구조 전면 개편부터 한달에 1만1000원씩 건강보험비를 더 내는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 전개까지 총망라됐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보건의료개혁국민연대와 22일 국회에서 '민간의료보험 팽창 억제와 국민건강보험 강화 방안 마련'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참석자 사이에서는 실손보험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근본적 방안이 '건강보험 보장성 획기적 확대'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은 "그동안 실손보험 팽창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금융족에서 보험회사 손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다"며 "민간의료보험으로 발생하는 근본적 의료 이용행태 문제, 급여 보장성 후퇴라는 근본적 문제에 대한 해결 노력을 할 때"라고 진단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도 "보장성만 확대한다는 이야기는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것"이라며 "실손보험, 비급여 규제를 위한 대책이 없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과 같은 시각에서 나온 대안들은 급여제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개편, 보건복지부가 민간의료법 통제에 참여,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 전개 등이다.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최저국민수준(national minimum)에 따른 필수의를 정의하고 이에 맞도록 급여체계를 포지티브로 바꿔야 한다"면서도 "저부담, 저수가, 저급여 해결 없이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전제를 달았다.

그는 "최저국민수준에 따라 의료로 인한 사회적 낙오자를 막고 과도한 공보험 이용 동기는 막아야 하며 정도에 따라 선택적 의료에 관한 영역을 본인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비필수의료와 선택적 의료영역은 공보험에서 부담수준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이사가 말하는 비필수의료는 영양제, 미용성형, 1인실 등이며 선택적 의료영역은 로봇수술, 삶의 질과 연관된 통증 치료, 다른 대안이 있는 고가항암제 등이다.

인하의대 임종한 교수도 "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진료 항목을 급여화 하고 비급여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며 "의료요구는 기본적으로 다 급여화하고 특히 일차의료에 필요한 서비스, 미충족 의료 충족을 위한 급여 등에서 수가를 현실화 해야 한다"고 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대표는 실손보험 팽창 억제를 위해서는 복지부 개입이 필요하다며 민간의료보험법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비급여가 급여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복지부가 개입해야 한다"며 "자동차보험에는 국토교통부가 개입하고 있다. 복지부 개입 근거를 위해 민간의료보험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민간의료보험의 급여대상 범위, 신의료기술 등에 대한 진료비 규정, 보험금 지급률 하한선 설정 등이 담겨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안이다.

안기종 대표도 "2006년 시민단체에서 민간의료보험법 제정을 준비했다고 보험업계 반대로 못했다"며 "10년 전에 관련법이 만들어졌으면 실손보험이 관리됐을 수도 있다. 이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보장성 확대를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만큼 건강보험료를 조금씩 더 내자는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 전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010년 처음 등장한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은 건강보험료를 월평균 1만1000원을 더내서 재정을 확충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에 더해 100만원 진료비 상한제까지 나왔다.

보건의료노동조함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공공성 강화 없이 민간보험을 제제할 수 없다"며 "2017년판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을 다시한번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튼튼한 주체세력 확보와 논리적 근거, 구체적 정책수단과 로드맵만 보완한다면 성공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보건의료노조와 복지국가 단체 등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의 재가동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회 오건호 위원장도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보면 민간의료보험료를 건강보험료보다 3배나 더 내고 있다"며 "민간의료보험료 일부만 건강보험으로 전환하면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실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실손보험단독법 논의된다면, 진지하게 고민할 것"

정통령 과장
복지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들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실손보험 관련 단독법은 정부 전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논의가 된다면 복지부가 어떤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법이 재정된다면 실손보험의 어떤 부분을 통제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정립하면서 후속조치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과장은 실손보험의 근본적 문제가 급여권에 있는 것을 실손보험에서 부담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실손보험 설계 문제가 더 시급한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모든 비급여가 다 없어질 수 없다. 비필수 의료행위에 가격 격차를 둬서 시장에서 도태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실손보험에서 보장해주고 있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에서도 보장성 강화를 위해 고민하고 반성하는 것처럼 실손보험에서도 그동안 운영해왔던 논리에서 분석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건강보험료 인상 목소리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의견을 피력했다.

정 과장은 "보장성을 90%까지 높이려면 20조~30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국민대상 설문조사를 해보면 보험료를 높이는 데에서는 동의를 하지 않는 비중이 높다. 정부가 안심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같은 국민 의견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