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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걸 짐으로 지고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7-02-23 14:01:25

강남세브란스 호흡재활센터, 희귀질환 중증장애 졸업입학 축하

"숨을 쉰다는 것은 의식도 못할 만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 일을 극복해야 하는 짐으로 지고 매일을 살아가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희귀난치성 신경근육 질환 환자들입니다.

이들은 인공호흡기를 매일 사용해야 하는 중증 장애를 극복하고 비장애인도 버거워 할 일을 해냈습니다.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합니다.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정유라의 입학·졸업 문제로 국민들이 허탈해 하고 있습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불굴의 의지로 가능하게 한 환우들의 이야기는 위안과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희귀난치성 신경근육병으로 인해 숨쉬기도 어려운 중증 장애를 겪고 있지만 불굴의 의지로 대학 입학과 졸업을 맞은 '한국의 호킹들'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소장 강성웅)는 사지마비뿐만 아니라 호흡장애를 겪으면서도 학업에 정진해 대학 입학 및 졸업을 맞은 신경근육병 환자들을 축하하기 위한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행사를 가졌다고 22일 밝혔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근육병, 루게릭병, 척수근위축증 등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으면서도 학업에 정진해 대학교 입학과 졸업을 맞이한 입학생 4명, 졸업생 2명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다.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성질환은 서서히 근육이 퇴화돼 사지근력이 약화된다. 때문에 평생 휠체어나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호흡근육이 약해짐으로써 결국은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는 호흡근육 약화로 하루 종일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하는 환자들이 호흡재활치료를 통해 인공호흡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탤런트 김석훈 씨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연세대 심리학과에 입학 예정인 오성환 군(19)이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성웅 소장은 "호흡재활치료를 처음 도입했을 때만 해도 인공호흡기 없이는 생명 유지가 힘든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에 대해 동료 의사들조차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며 "적절한 의료적 관리가 이루어지고 경제, 사회적인 여건만 갖추어진다면 많은 환자들이 이들처럼 우뚝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흡재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사회적 인식이기에 범사회적으로 이런 행사들을 통해 호흡부전 환자들에 대한 선입관이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성웅 소장은 지난 2000년부터 국내 최초로 호흡재활치료를 시행해 호흡장애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