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신 헤드투헤드 임상을 내놓은 이들 '경구용 JAK 억제제' 사이에도 일부 차이가 포착된다.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와의 직접비교를 통해 메토트렉세이트(MTX) 병용전략으로 유효한 혜택을 입증한 것은 같았지만, 평가기준이 서로 달랐던 이유다.
최근 화이자가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 'ORAL Strategy(경구용 치료전략)' 3B/4상 임상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승인 신청에 들어간 릴리의 바리시티닙도 동일한 헤드투헤드 임상을 공개했다.
두 약 모두 휴미라를 비교대상으로 삼고 MTX 병용전략에 유의한 혜택을 입증해 냈다. 또 MTX에 불응하는 중등증 이상의 류마티스관절염이라는 환자 설정도 비슷했다.
하지만 차이는 주요평가지표의 설정에서 갈렸다.
젤잔즈의 ORAL Strategy 연구에선 통상적인 임상보다 기준이 높은 'ACR50'을 주요 평가변수로 설정한 것. ACR50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증상이 50% 이상 개선됨을 뜻한다.
바리시티닙의 경우 이보다 개선도가 낮은 기준인 'ACR20'을 이용했다는 대목이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젤잔즈는 MTX와의 병용요법에선 휴미라(MTX 병용)에 비열등성을 입증했고, 바리시티닙은 치료 12주차 ACR20 비교 결과 위약과 휴미라에 비해 우월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먹는약 첫 주자 '토파시티닙' vs 승인 대기 중 '바리시티닙'
릴리의 해당 임상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NEJM 2월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26개국 281개 기관에서 시행된 이번 3상임상은 1307명의 진행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바리시티닙과 휴미라, 위약을 직접 비교한 연구로 모두 MTX를 병용했다.
주저자인 영국 옥스포드대 케네디류마티스연구센터 피터 테일러(Peter C. Taylor) 교수는 "하루 한 번 투약하는 경구용 바리시티닙은 아달리무맙과의 비교에서, 비교 지표였던 ACR20 및 DAS28-CRP에 있어 증상 및 신체기능, 관절의 구조적 손상 등에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학계 관계자는 "일단 바리시티닙의 이번 결과는 12주 데이터로, 무작위대조연구(RCT)로는 그 기간이 짧다"면서 "또 위약에 비해 우월성을 보이긴 했지만 바리시티닙과 아달리무맙의 비교에 방사선영상학적 비교가 제한된 것도 한계로 보인다"고 평했다.
바리시티닙은 MTX 이외 기타 다른 화학합성 DMARD와의 병용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것도 일부 제한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젤잔즈에 이어 두 번째 JAK 저해제 계열 약물로 기대를 모았던 바리시티닙은 시장진입이 지연되고 있다. 작년 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허가신청서가 접수됐지만, 아직 검토단계에 머물러있다.
바리시티닙과 젤잔즈는 용법과 기전에서도 차이를 가진다. 시판 중인 젤잔즈의 경우 JAK1과 JAK3를 차단하며 1일 2회 복용하는데 반해, 바리시티닙은 JAK1 및 JAK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1일 1회 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