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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직원 리베이트 요지경…"연구계약서 위장"

발행날짜: 2017-02-27 12:00:57

뒷돈받고 제약사에 정보 유출…보험 약가에 따라 인센티브

연구용역 계약금액 : 100,000,000원 (VAT 별도)
1) 용역비 : 50,000,000원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 복합제의 임상적 유용성, 비용 효과성, 재정 영향 연구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 복합제의 보험급여 등재 전략 수립 및 자문

2) 성과급 : 30,000,000원
-연구 결과의 성과에 따라 컨설팅 레포트 양수대금으로서 아래와 같이 지급한다.


신약 보험등재, 약가결정 업무 과정에서 제약회사에 유리한 약가 정보 제공 등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이 구속 기소됐다.

특히 연구 용역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수수한 것을 알려져 검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변형된 형태'를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전망이다.

27일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상근위원 의약품 심사비리 등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상근위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비상근위원인 A씨(61세, OO대학교 임상약학대학원장, 약사)는 신약 보험등재, 약가결정 업무 과정에서 제약회사에 유리한 약가 정보 제공 등의 대가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2014년 1월부터 2015년까지 제약회사 임직원들로부터 심평원 신약 등재 심사 정보를 제공해 주고, 약가를 높게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 대가로 3800만원의 뇌물을 약속받고현금 8천여만원 및 술값, 호텔마사지와 식대, 골프비 2천여만원 등 합계 1억원 수수한 혐의다.

또 같은 기간 제약회사 F 부회장으로부터 보험 약가를 높게 받게 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 대가로 3천만원 수수 약속 및 법인카드, 여행경비, 골프비 등 139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제약사와 연구용역의 형태로 성과급을 받기로 계약서를 작성해, 수사망을 빠져나려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심의위원 신분을 악용, F 제약회사의 원가 140원 정도의 신약을 심평원 고시가격 400원 이상이 되도록 도와 줄 경우 성과급 3천만원을 지급 받기로 약속하는 등 신약 등재와 약가 결정의 입김을 넣었다.

해당 연구 계약서는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 복합제의 임상적 유용성, 비용 효과성, 재정 영향 연구와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 복합제의 보험급여 등재 전략 수립 및 자문의 용역비로 5천만원을 책정했다.

이어 보험약가 400원 이상 500원 미만 성과급은 1천만원, 500원 이상 600원 미만일 경우 2천만원, 600원 이상일 경우 3천만원으로 세분화했다.

제약사는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 복합제의 보험약가 고시 시점까지 보험 급여 등재 관련 연구 및 자문을 수행하며 발생하는 활동 예산을 2천만원으로 책정하고, 법인카드를 지급해 규정 내에서 사용토록 한다.

특히 A씨는 심평원 위원 재직 중 업무관련 4개 제약회사로부터 연구 용역을 유치해 소속 대학 산학협력단이 4억1천만원 가량을 수수하게 한 사실도 확인됐지만, 형법상 제3자 배임수재 처벌규정이 2016년 5월 신설 되기 전 범행으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수년간에 걸쳐 별다른 제재 없이 여러 제약회사로부터 거액을 수수하고 심평원 내부 정보를 유출하거나 신약 등재 편의를 제공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심평원 심사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유사비리 발생을 차단할 보완책 마련의 필요성이 확인된 셈이다.